Vol 9 No.1
KSIC Newsletter
Published by Korean Society of Interventional Cardiology

JANUARY 2023
Culture

[2부]
그림을 한번 사볼까요?


김수홍  | 부산보훈병원 순환기내과
미술품을 구매하는 것은 ‘접근할 수 없는’ ‘비싼’ 것이 아닙니다. 주식을 생각해보면 저렴한 주식부터 시가 총액이 높은 주식까지 여러 방법을 통해서 구매할 수 있습니다. 미술품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세상에는 너무나 많은 화가 (작가)들이 있고 그들의 작품을 구매할 수 있는 방법도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모두가 쿠사마 야요이, 제프 쿤스, 데미안 허스트, 줄리안 오피, 이우환, 천경자의 작품을 사는 것으로 미술품 구입을 시작할 수 없습니다. 경제력이 충분하다고 하더라도 고가의 미술품을 사는 것이 쉽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취향을 알고 관심을 조금만 가진다면 미술관의 가게에서 파는 아트 프린터, 벼룩시장 또는 인터넷 플랫폼에서 가격이 적당한 미술품을 사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미술품은 내가 보면서 만족감을 얻는 심미적 만족감과 시간이 흘러 그 가치가 상승하는 경제적 만족감을 동시에 얻을 수 있습니다. “미술품은 투자의 가치가 있습니다. 단, 제대로 산다면”
그리고, 궁금해하시는 분이 계시니 제가 가진 작품들 중 2점을 여기서 공개합니다.

d1_1.jpg

[사진 1] 처음으로 국내 경매에서 낙찰받은 Romero Britto 작품 (Original Artwork)



1. 1차 시장인 갤러리와 아트페어에서 미술품을 사보자
나이가 좀 있으신 분들은 ‘화랑’이라는 말이 더 익숙하시겠지만, ‘갤러리’에서 미술품을 살 수 있습니다. 무수히 많은 갤러리가 지역마다 있고 크고 유명한 갤러리들은 서울의 한남동, 압구정동, 논현동, 신사동, 인사동 그리고 부산의 해운대에 있습니다. 소규모의 갤러리들은 전국 어느 지역에나 있습니다. 관심이 있는 작가가 하는 전시회 일정에 맞추어 갤러리를 가보면 작가의 작품이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나에게 만족감을 주는지 알 수 있습니다. 갤러리의 직원인 ‘갤러리스트’에게 작품의 가격을 문의하면 언제든지 알려줍니다. 사람들의 관심이 많은 인기 작가의 경우 1차 시장에서 구하기 힘든 경우가 많아 2차 시장인 경매에서의 가격이 더 높은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아트페어는 많은 갤러리들이 동시에 작품을 전시하고 판매하기 때문에 조금 더 쉽게 작품을 감상하고 가격을 물어볼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유명한 아트페이인 서울의 KIAF, 부산의 BAMA에서는 전시 첫날 VIP 관람을 먼저 진행하여 판매하기 때문에 인기 있는 작가의 작품은 일반관람에서는 거의 구하기가 힘듭니다. 그리고 가격이 급등한 블루칩 작가의 경우는 갤러리에서 작품을 팔지 않고 소장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난 번 뉴스레터의 [1부 그림에 관심을 가져볼까요?]를 읽어보신 몇 분께서 제게 어떤 작가를 사야 하는지 물어보시는 분이 계셨습니다. 너무 많은 작가가 있어 다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조금만 검색하면 알 수 있는 것을 이야기하면 국내 작가 중 작품 크기당 가격이 가장 높은 작가로는 박수근, 이중섭, 천경자, 이우환, 김창열, 김종학, 이건용, 이배, 김태호 작가가 있습니다 (개인적 의견입니다).

이 분들의 작품은 1차 시장에서는 저의 경제력으로는 이제 구할 수 없는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이 글을 보시는 분께서 이런 분들의 원화(original artwork)를 가지고 계신다면 부러울 따름입니다. 근래에 작품 가격이 상승하고 활발히 거래되는 인기 국내 작가로는 최영욱, 정영주, 하태임, 우국원, 문형태, 김선우 작가가 있습니다 (개인적 의견입니다). 요즘 제가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는 신진 작가도 몇 분 있습니다만 밝힐 수는 없습니다 (웃음). 그리고 주식과 마찬가지로 미술품도 작전세력이 있을 수 있으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해외 갤러리에서도 미술품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최근 세계적으로 유명 갤러리들이 서울에 분점을 내어 초고가의 외국 작가의 작품부터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구매 가능한 범위에 있는 작가의 작품을 국내에서도 갤러리를 통해 구매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국내에서 활발하게 전시회를 하는 모 작가의 작품을 해외 갤러리에서 구매하여 국내로 반입한 적도 있습니다. 해외에서 미술품을 구매할 때는 환율, 배송료, 보험, 세금을 확인하시고 구매하시기 바랍니다. 배송료와 보험은 구매 시 갤러리에 문의하면 자세히 알려주며, 원화의 경우 예술품 반입 시 면세의 혜택이 있으나 판화 또는 에디션 작품의 경우에는 과세가 되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d1_2.jpg

[사진 2] 가장 최근에 해외 경매에서 낙찰받은 Julina Oppie 작품 (Original Artwork)


2. 2차 시장인 경매에서 미술품을 사보자
처음에 가장 쉽게 미술품을 구매할 수 있는 방법은 경매(‘옥션’)입니다. 경매라는 말을 다들 아시겠지만 미술품을 팔겠다고 생각하는 위탁자가 경매 회사에 위탁하면 경매 회사는 일정에 맞춰서 경매를 진행해서 새로운 미술품의 주인을 찾아주는 것입니다. 여러 경매 회사가 있지만 국내에서 가장 활발히 미술품이 경매되는 회사는 ‘서울옥션’과 ‘케이옥션’입니다. 회원가입을 하면 온라인 경매에 참여할 수 있고, 연회비를 내면 오프라인 경매인 ‘메이저 옥션’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온라인 경매는 가격이 비싸지 않은 신진작가와 중견작가의 작품이 주로 거래되며 가끔 블루칩 작가의 소품 (‘작은 작품’)이 거래되기도 합니다. 인기 작가, 블루칩 작가, 해외 유명작가의 경우에는 메이저 옥션에 주로 출품되며 억대의 가격으로 낙찰되기도 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미술품을 살 때 꼭 작가의 전시 이력, 경매 이력과 가격 변동 추이를 확인하고 입찰합니다. 제가 구매한 작품 중 가장 가격이 많은 오른 작품은 국내 경매에서 수년 전에 낙찰받은 것입니다 (몇 분은 저희 집에 놀러와서 보신 적이 있는 작품입니다. 기억나시나요?).
낙찰 받으면 경매회사에 회사마다 다르기는 하지만 국내의 경우는 대략 낙찰가의 18%, 해외 유수의 경매는 낙찰가의 26%의 구매수수료를 내야 합니다.
크리스티, 소더비, 필립스와 같은 뉴스에 종종 나오는 해외 경매는 국내에서 출품되는 작품보다 훨씬 고가의 작품이 출품되며 누구나 알고 있는 피카소, 세잔, 르느와르, 고갱, 간딘스키, 앤디 워홀과 같은 작가의 작품도 종종 출품이 됩니다. 물론 낙찰가격은 제가 접근할 수 있는 가격이 아닙니다. 저도 국내에서는 구하기 힘든 작가의 작품을 해외 경매에서 낙찰 받은 적이 있습니다.

당시에는 경매회사의 담당자와 영어로 이메일을 주고 받고 작품을 국내에 반입하였으나 최근에는 국내에 해외 경매회사의 사무실이 있고, 경매회사에 한국인 직원이 채용되어 조금 더 쉽게 해외 경매에서 낙찰받아 작품을 국내로 반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해외 경매를 이용하실 때 꼭 주의해야 할 내용은 각 지역에 따라 작품가격의 통화가 다르기 때문에 환율을 잘 살펴야 하며 (미국 달러, 유로화, 영국 파운드화, 일본 엔화, 싱가폴 달러, 홍콩 달러) 작품 크기, 가치에 따라 배송료와 보험료가 다르게 책정되기 됩니다. 제 주위에서 작품 낙찰 가격의 50% 정도를 배송료와 보험료로 지불한 경우도 있다고 하니 주의가 필요하겠습니다. 해외 경매에서 낙찰 받아 국내로 반입한 작품은 환율이 좋아서 국내 경매가보다 훨씬 싸게 낙찰받은 경우도 있었습니다.

요즘 해외 경매에서 가장 활발히 거래되고 가격이 상승한 인기 작가로는 쿠사마 야요이, 아야코 록카쿠, 줄리안 오피, 디아포, 아부디아, 타케루 아마노, 다니엘 오차드, 타니아 말모레호 등이 있으며 (너무 많습니다), 한국 작가로 해외에서 활발히 거래되는 인기 작가로는 이불, 양혜규 등이 있습니다.

누구나 아는 해외 작가의 경우는 국내에서 구매하는 것보다 해외에서 구매하는 것이 훨씬 더 저렴한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접근 가능한 가격으로 낙찰되는 경우도 있으니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시면 좋은 기회가 여러분에게도 올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