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6월 23일부터 24일까지 대한심혈관중재학회 하계국제학술대회가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우동에 위치한 벡스코에서 개최되는 것은 다들 알고 계시지요?
부산에서 오래된 맛집은 자갈치 시장이 위치한 남포동, 광복동과 부산의 중심에 위치한 서면에 주로 있고, 학회 일정으로 많이 오시게 되는 벡스코 근처인 수영구와 해운대구에도 맛집으로 알려진 곳이 많이 있습니다.
부산에서 오면 꼭 먹어야 하는 것을 꼽는다면 다들 아시는 것처럼 돼지국밥, 밀면, 회라고 말씀드립니다. 많은 선생님들께서 부산에는 많이 와보셨을 것이고, 식사도 여러 장소에서 해보셨을 것이라 생각해서 가보셨을 것이라고 생각되는 곳은 제외하고 여기는 한번 가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은 곳을 소개드리고자 합니다.
믿으시지는 않겠지만 미각이 발달하지 못해서 배만 부르면 좋은 식당이라고 생각하는 저도 맛난 음식을 먹고 그런 식당을 찾아다니는 것을 좋아한답니다.
자 그럼 벡스코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제가 좋아하는 식당으로 찾아가볼까요?
그리고 이것 하나만 알고 가시죠. 부산의 대표 음식으로 잘 알려진 돼지국밥과 밀면이 한국전쟁(6.25전쟁)으로 인한 피난수도의 역할을 한 부산의 역사와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알면 더 맛있어지겠죠?
수영돼지국밥 ❶
부산에서 오랜 시간동안 살고 있는 저에게 물어본다면 부산 사람의 소울푸드는 언제나 ‘돼지국밥’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부산은 각 지역마다 아주 유명한 돼지국밥 맛집이 있습니다. 공항에서 별로 멀지 않은 부산보훈병원 근처 가야공원 입구에는 돼지국밥 맛집들이 모여 있고, 저는 병원에 지인이 오면 종종 같이 가서 그 곳에서 점심으로 돼지국밥을 먹습니다.
너무 많이 아시는 부산의 대표 돼지국밥집인 대연동의 ‘쌍둥이 국밥’도 맛나지만 벡스코에서는 거리가 좀 있으니, 벡스코 근처의 돼지국밥 맛집을 알려달라고 한다면 무조건 ‘수영돼지국밥’을 추천합니다. 솔직히 저는 쌍둥이 국밥보다 여기가 더 맛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곳은 과거에 정말 유명했던 개그맨 신동엽이 진행한 TV 프로그램인 ‘수요*식회’에서 문 닫기 전에 가야할 맛집으로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점심시간에는 10-20분 정도의 대기가 있습니다만 대기줄이 길어도 회전이 빨라 생각보다 많이 기다리지 않아도 되니 포기하지 마시고 꼭 드십시오.
돼지국밥의 정석은 토렴한 뽀얀 국물에 부추(정구지) 겉절이, 새우젓, 고추장 양념(다대기)을 넣어 먹는 것인데 여기는 토렴으로 국물을 담아주는 집입니다. 돼지국밥을 먹을 때 부추는 최대한 많이 넣으십시오. 대부분 부산의 돼지국밥 집처럼 고기만 들어있는 돼지국밥, 내장만 들어있는 내장국밥, 고기와 내장이 들어있는 섞어국밥, 고기와 순대가 들어있는 순대국밥, 고기, 순대, 내장이 다 들어있는 모듬국밥이 기본 국밥 메뉴이고, 고기, 밥과 국이 따로 나오는 수육백반이 대표 메뉴입니다.
저희 가족들이 가면 아내와 큰 아이는 돼지국밥, 작은 아이는 수육백반, 저는 모듬국밥을 시켜서 먹습니다. 가서 보시면 사람들이 가장 많이 시켜먹는 메뉴는 수육백반입니다.
벡스코에 오셔서 돼지국밥이 먹고 싶다면 수영돼지국밥에 가셔서 돼지국밥의 진수를 경험해보시기 바랍니다.
해운대 밀면 ❷
부산 특히 해운대는 여름이 단연코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여름의 시작과 함께 저의 침샘을 자극하는 부산의 대표 음식은 ‘밀면’입니다.
냉면은 추운 겨울날 따뜻한 온돌방에서 이가 시릴 정도로 냉면을 말아 먹는 것이 냉면의 맛이라고 누가 그러더군요. 밀면은 여름에도 맛나지만 냉면과 같이 겨울에 먹는 차가운 밀면도 별미입니다. 밀면은 한국전쟁 때 실향민들에 의해서 당시 냉면의 원료인 메밀보다 저렴한 밀가루로 만들어 먹은 것에서 유래된 것으로 피난민들이 많이 있었던 부산과 경남에서 많이 먹게 되었습니다. 거의 냉면의 사촌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부산에서 밀면의 3대 맛집으로는 ‘개금밀면’, ‘춘하추동밀면’ 그리고 여기 ‘해운대밀면’이 손에 꼽힙니다. ‘개금밀면’과 ‘춘하추동밀면’은 벡스코에서 거리가 멀어 학회 일정으로 오신 분들이 가기에는 부담스러우실 듯 합니다 (지하철로는 40분-50분 거리입니다). 위치는 해운대 구청과 그 이름도 유명한 ‘해운대 암소갈비집’ 중간정도에 위치합니다. 아내가 이 집을 정말 좋아해서 가끔 갑니다. 지난 여름 이 집에서 서울에서 오신 모 심장내과 선생님을 만났습니다. (선생님 그때 너무 반가웠습니다!)
이 집의 대표 메뉴는 당연히 밀면입니다. 하지만 이 집의 또 다른 메뉴인 공짜로 주는 무김치는 식감과 맛이 참 뛰어납니다. 그리고 만두 같이 시켜 드십시오. 평범한 찐만두인데 밀면과 같이 먹으면 그 맛이 아주 맛있는 만두로 변신합니다.
밀면을 드실 때는 “1) 냉면과 달리 자르지 않고 먹어야 부드러움과 쫄깃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2) 겨자, 식초는 꼭 넣어야 합니다.” 이후 밀면 위에 올려진 양념장을 젓가락으로 섞어 풀여주면 먹을 준비 끝입니다. 이 집 밀면의 맛 포인트는 다른 여느 밀면 집과는 달리 자극적이지 않고, 약간 슴슴한 간이 먹기 좋고, 면발이 다른 곳보다 조금 더 쫄깃합니다. 하지만 이 집 밀면에는 심각한 단점이 있는데요. 양이 작습니다. 저처럼 보통 사람보다 조금 더 많이 드시는 남성 분들은 처음부터 곱빼기 시키십시오.
부산에는 횟집이 너무 많다!
아마도 전 세계에서 가장 횟집이 많은 도시는 부산인 것 같습니다. 부산에서는 광안리 해수욕장이 위치한 광안동, 민락동이 횟집이 가장 많은 곳입니다.
코로나 이전에 여러 학회 때 부산에 오시는 선생님들이 해운대 미포의 횟집에서 식사를 한다고 해서 많이 놀랐었습니다. 부산에서 태어나지는 않았지만 부산에서 40년 이상 살고 있고 초중고 시절을 광안리 해수욕장이 있는 수영구에서 보냈고, 지금 해운대에서 살고 있는 저는 해운대 미포에서 회를 먹은 것은 다른 지역의 심장내과 선생님들과 학술대회의 ‘학’을 마치고 ‘술’을 위해서 간 게 대부분입니다. 개인적으로 미포에 친구들과 회를 먹으러 간 적은 몇 번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해운대에서 횟집을 가실 때는 ‘바가지’ 쓸 수 있으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특히 구남로에 위치한 해운대 시장 안에 있는 횟집들은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가성비가 떨어집니다. 횟집을 소개하려 하니 너무나 많은 부산의 횟집 중에서 식당 하나를 소개하는 것보다는 제가 주로 가는 횟집을 써드리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공개할 수 없는 가장 사랑하는 횟집 두 군데는 뺐습니다. 이해해 주십시오.
[주의] 혹시나 가셔도 제 이름 이야기해도 소용없습니다. 사장님들은 저를 모르십니다.
[주의] 저의 개인적이 취향에 따른 맛집이므로 입맛이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1) 수영구 광안동 (광안리 해수욕장 근처)
· 대접하기 좋은 횟집 : 마라도 ❸, 수정궁 ❹
· 친구들과 술 한잔 하기 좋은 횟집 : 칠성횟집 ❺, 진미횟집 ❻, 방파제 ❼
2) 해운대구 우동 (해운대 해수욕장 근처)
· 대접하기 좋은 횟집 : 일광수산횟집 ❽
· 친구들과 술 한잔 하기 좋은 횟집 : 퍼주는 집 ❾, 박선장 횟집 ❿
가게 이름 옆의 번호는 지도에 표시된 번호의 위치입니다. 6월 여름의 시작에 소개시켜 드린 식당에서 행복한 시간 보내십시오. 부산에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