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학습에 대한 새로운 뇌기반 접근의 대두
학교교육 현장에서 학생들의 학습을 핵심 요소로 간주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기업이나 조직에서도 구성원들의 행동을 변화시키기 위해서 최신 지식과 첨단 기술에 대한 학습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기업에서는 경쟁 회사보다 더 빨리 학습하는 직원들의 능력을 필수 핵심 역량이고 최대 강점으로 인식하고 있다. 기존의 행동주의, 인지주의 , 그리고 구성주의 학습이론은 개별 학습자에 초점을 맞추기 어려운 한계를 보이고 있다. 최근에 뇌 연구와 신경과학(neuroscience)의 발달로 인하여 인간의 학습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대두됨에 따라 학습 현상을 기존의 학습이론보다 더 과학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1980년대까지 과학자들은 뇌의 구조가 아동기에 발달이 완성되면 더 이상 변화되지 않는 것으로 믿어왔다. 특히 신경과학자들은 뇌가 놀라운 변화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증거를 제시하고 있다. 인간의 뇌는 어떤 연령에서라도 새로운 정보를 학습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는 의미이다. 이러한 지속적으로 변화가능한 뇌의 활동 능력을 신경가소성(neuroplasticity)이라는 용어로 설명한다. 이 용어는 뇌가 기억, 학습 등에 유연하게 적응한다는 의미이다(권형규, 2013). 뇌는 경험에 대한 반응으로 자기 스스로를 한계 내에서 재설계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해부학적 뇌 구조의 가소성 덕분에 개개인의 활동에 적합하도록 뇌를 맞춤형으로 설계할 수 있고 교육의 새로운 가능성이 열리게 된 것이다.
2. 뇌과학 기반 학습 모델의 주요 구성요소
[그림 1] AGES 모델의 구성요소뇌 신경의 반응을 연구하는 뇌과학 또는 신경과학의 발달로 학습에 대한 새로운 관점이 강조되고 있다. Davachi, Kiefer, Rock, & Rock(2010)과 같은 신경과학자들은 새로운 뇌기반 학습원리를 제시하고 있다. 그들은 4가지 요소로 구성된 AGES라는 뇌기반 학습 모델을 제안하고 있다. ([그림 1] 참조)
AGES는 주의(attention), 생성(generation), 정서(emotion), 그리고 간격(spacing)을 의미한다. 이들 4가지 요소가 적정한 수준을 유지할 경우에 학습자는 대뇌의 해마(hippocampus)를 집중적으로 활성화한다. 이 모형은 학습설계자를 도와서 학습계획을 개선시키고 효과적인 학습을 유도한다. 또한 연수담당자와 촉진자도 이 모형의 구성요소를 성인학습의 필수요소로 인식하여 연수 프로그램을 융통성 있게 운영할 수 있다.
주의(attention)는 감각기관을 통하여 수많은 정보 가운데 일부를 입력하는 정보처리의 한 단계를 의미한다. 주의는 해마의 기억 부호화를 촉진시키는 역할을 수행한다. 주의가 학습에 영향을 미치는 3가지 사실이 중요하다. 첫째, 모든 인간의 집중 가능한 시간은 약 20분에 불과하다. 둘째, 여러 가지 과제 수행(multi-tasking)은 학습의 적이다. 셋째, 동일한 방식으로 전달하는 재료는 학습을 방해하기 쉽다. 주의가 집중되지 않을 경우에 기억과 관련된 뇌 활동은 저하된다. 그래서 학습자의 주의를 분산시키는 교육환경을 미리 차단하는 것이 좋다. 수업시간에 여러 가지 과제나 활동을 수행할 경우에 역효과가 일어나기도 한다. 그래서 특정한 매체나 교수기법만 고수하기보다는 다양한 시청각 자료와 교수기법을 활용하는 것이 주의를 집중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다양한 교수기법은 학습자에게 신기성을 느끼게 하여 뇌의 성취호르몬인 도파민의 수준을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생성(generation)은 새롭거나 현재의 아이디어를 학습자 자신의 기존 아이디어와 연관시키는 행위를 말한다. 정보가 해마 속에 분리된 상태로 저장되는 것이 아니라 기억은 뇌에서 데이터의 수많은 연결망으로 구성되어 있다. 기억에 연결된 연합이 더 많을수록 연결망이 더 공고해지고 나중에 더 쉽게 기억할 수 있다. 최근에 사회적 정보 생성, 초인지 생성, 그리고 통찰 생성 등 3가지 유형이 제안되고 있다(Davis et al, 2014). 사회적 정보 생성은 자기 자신과 타인이 함께 참여하는 활동이 더 풍부한 연합의 연결망을 형성하는 유형이다. 초인지 생성은 사고에 관한 사고를 의미하는 유형이다. 통찰 생성은 무의식적 마음이 문제를 해결할 경우에 가장 가치있는 유형이다.
정서(emotion)는 유기체가 내․외 자극에 직면하여 인지적․생리적․행동적으로 반응하는 발생적 또는 획득된 동기성향을 말한다(한국교육심리학회, 2000). 정서는 개인의 주의를 집중하도록 도와준다. 정서의 변화는 전도체(amygdala)를 자극하고 이 부분은 해마를 자극하여 대뇌 피질에 내용이 기억되도록 하고 기억된 내용을 강화한다. 일반적으로 긍정적 정서가 부정적 정서보다 더 낫다. 정서를 조절하는 행위는 학습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학습자는 정서 문제를 자신의 의도대로 학습하는 데 활용하도록 배워야 한다. 그래서 정서는 리더십 훈련과 같은 행동 변화 프로그램에서 공통적인 도구로 사용된다. 부정적인 정서를 긍정적인 정서로 변화시키는 것이 기억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 지나치게 강력한 정서 변화는 오히려 인지능력과 기억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
간격(spacing)은 학습 경험 사이에 일정한 공백의 시간을 두는 것을 의미한다. 마치 학교에서 시험보기 전의 경우처럼, 학습경험 사이 시간 간격이 없는 집중된 학습보다 일정한 시간 간격을 두는 분산된 학습이 더 높은 학업성취를 나타낸다는 것이다. 분산된 학습을 할 경우, 시간 간격 동안에 저장된 생각이나 아이디어는 맥락이나 환경과 연결된다. 특히 휴식이나 수면 등과 같은 뇌가 쉬고 있을 때 기억을 강화할 뿐만 아니라 무관한 정보를 능동적으로 제거하여 망각한다. 또한 기존 지식에 새로운 지식을 통합시키기도 한다. 학습한 내용을 반복하되 일정한 시간 간격을 두고 반복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그러나 학습 경험 간의 최적한 시간 간격에 대한 확실한 해답은 아직 제시되지 않고 있다. 역시 얼마나 많은 내용을 특정한 시간 안에 학습해야 하는가에 대한 구체적인 처방은 없는 실정이다.
3. 연수과정 개발에의 시사점
연수담당자는 앞에서 논의한 뇌기반 학습모형의 4가지 요소를 잘 이해하고, 이를 연수과정을 설계하고 운영할 경우에 적절히 반영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첫째, 연수생의 주의를 집중할 수 있도록 연수과정이 설계되고 운영되어야 한다. 둘째, 정보를 단순히 제시하기보다는 다양한 것과 연관시켜서 학습자가 스스로 새로운 개념을 생성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셋째, 부정적인 정서를 긍정적인 정서로 변화시켜 기억력을 강화시켜야 한다. 마지막으로 시간 간격을 두지 않고 집중하여 학습하기보다는 일정한 시간 간격으로 분산하여 학습하도록 설계해야 한다.
연수담당자들은 학습에 대한 새로운 뇌기반 학습모형의 주요 학습원리를 연수과정의 설계와 운영에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성인 학습자들도 신경가소성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명심하고 학습에 대한 기존의 관점을 새로운 뇌기반 학습 접근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성인 학습자의 학습역량을 최대한으로 발휘하기 위하여 모든 연수담당자의 지속적인 노력이 집중되어야 할 것이다.
참고문헌
권형규(2013). 뇌기반 교육. 교육과학사.
한국교육심리학회(2000). 교육심리학 용어사전. 학지사.
Davachi, L., Kiefer, T., Rock, D., & Rock, L.(2010). Learning that lasts through the AGES: Maximizing the effectiveness of learning initiatives. Neuroleadership Journal, 3, 53-63.
Davis, J., Balda, M., Rock, D., McGinniss, & Davachi, L.(2014). The science of making learning stick: An update to the AGES model. Neuroleadership Journal, 5, 1-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