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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uary 2021

M&A Insigh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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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코로나시대 변화에 투자하는
TBT오픈이노베이션펀드

티비티(TBT) 임정욱 대표

  • · 現 티비티(TBT), 공동대표
  • · 前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
  • · 前 다음커뮤니케이션 글로벌부문장

지난 2020년 2월 TBT가 2호 펀드를 준비하고 있을 때 코로나19가 한반도를 강타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전 세계가 패닉상태가 됐고, 국가간의 이동은 전면 금지되기 시작했습니다.


웬만한 대기업은 모두 재택근무에 들어가 모든 미팅이 줌으로 대체되던 시기였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힘들게 미팅 일정을 잡아 한 국내 굴지의 대기업 임원분과 미팅을 하는데 "코로나로 인해 사람들의 습관이 어떻게 바뀔지, 그리고 우리가 어떻게 대응을 해야 할지 막막하다"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 이렇게 사회에 급격한 변화가 있을 때는 스타트업, 창업가들이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문제해결에 능한 창업가들을 대기업과 연결시켜 시너지 효과를 내야겠다는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포스트 코로나시대의 문제를 해결하는 스타트업과 대기업을 연결하는 'TBT 오픈이노베이션펀드', 일명 ‘포스트코로나 펀드’를 기획했습니다.

펀드의 투자 영역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 번째로 비즈니스 영역에서 비대면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을 추구하는 기업에 투자합니다. 줌이나 슬랙 같은 회사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는 우리의 의식주, 이동 등 생활 속에서 코로나로 인한 변화에 대응하는 솔루션을 만드는 스타트업에 투자합니다. 세 번째로는 우리를 질병의 위협에서 지켜주며 건강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디지털헬스케어 기업에 투자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코로나가 만든 사회적 양극화 현상을 해결하는 소셜벤처를 찾아서 투자합니다.

이런 테마로 펀드레이징에 나섰습니다. 4월에 모태펀드의 앵커출자를 확정받고 대기업들의 설득에 나섰습니다. 다행히 펀드의 취지에 공감해 주신 SK브로드밴드, 하나금융투자, 신한금융그룹, 고려아연, 하나카드, 사회가치연대기금의 출자를 받아 11월에 330억원 규모로 펀드를 결성하게 됐습니다.

그 사이에 보니 걱정했던 것과 달리 우리 기업들과 스타트업들의 코로나에 대한 적응력은 뛰어났습니다. 여행이나 오프라인 관련 비즈니스가 주력인 기업들은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사람들의 일상이 재택위주로 바뀌면서 그 기회를 탄 이커머스, 온라인교육, 물류, 스트리밍 콘텐츠 등 '비대면' 테마 회사들이 높은 성장세를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또 이런 변화의 기회를 타고 좋은 스타트업들이 시장에 쏟아지는 추세도 확연했습니다. 좋은 창업자들은 계속해서 VC의 문을 두드립니다. VC들도 태세를 전환해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기 시작합니다. 대기업들의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도 예전과 달리 커졌습니다. CVC를 만들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좋냐고 질문하는 대기업 관계자들도 많이 만났습니다.

VC간의 투자경쟁도 치열해 지고 있습니다. 100억대 투자 소식이 하루가 멀다하고 들려옵니다. 한국경제신문 최근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1000억원이상 규모 VC펀드가17개나 더 생겼습니다. 스케일업 투자가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 안에서도 가능해지고 있습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TBT도 오픈이노베이션 펀드로 지난해 후반기에 6개 회사에 빠르게 투자를 집행했습니다. 모두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나름 해결책을 제시하는 초기 단계회사들입니다.

· 모토브 임우혁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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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토브는 택시지붕에 붙이는 디지털표시등을 만들어 보급하고 이를 이용해 시간, 장소에 맞춘 디지털 광고사업을 하는 스타트업입니다.


현재 서울, 인천, 대전에서 약 600대의 택시에 표시등을 장착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뉴욕에서 택시 IT프로젝트를 하면서 이 사업의 기회를 깨닫게 된 임우혁 대표가 창업해 키워온 회사입니다. 택시기사에게는 추가수입을, 지역 소상공인들에게는 맞춤 광고 공간을, 지자체에게는 유동 인구에 맞춘 광고를 내보낼 수 있는 새로운 이동형 디지털 매체입니다.

서울에서도 이제 2백여대의 모토브 택시가 있고 설치 대수를 빠르게 늘려가고 있습니다. 덕분에 서울 거리에서 가끔 모토브 표시등을 장착한 택시를 볼 수 있게 됐고 이제 12월부터 첫 매출을 내기 시작했습니다. 올해에는 얼마나 빨리 모토브 택시를 늘려가느냐, 또 그에 맞춘 광고상품을 잘 판매할 수 있느냐가 성장의 관건입니다.

· 지난해 12월 오픈한 모노랩스 ‘아이엠’ 이마트 성수점 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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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로 투자한 회사는 디지털헬스케어 회사인 모노랩스입니다.


자신의 건강과 생활습관에 맞춘 설문에 답하면 인공지능이 각 개인에 맞춘 영양제 등 건강기능식품을 추천해주고 먹기 편하게 소분해서 매달 배송해주는 '아이엠'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입니다. 넥슨, 4시33분 같은 게임회사를 거친 연쇄 창업자 소태환 대표가 설립한 회사입니다.

요즘 건강관리에 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저도 이마트에 바로 가서 주문했습니다. 약 10분정도 생활습관과 건강관련 설문에 답하고 AI알고리즘이 추천해 준 영양제 목록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상담사와 의논해서 좀 묵직한 월 8만원짜리 구독 프로그램에 가입했습니다. 모노랩스는 첫 소분 제품 생산을 시작했고 저는 새해 첫날부터 소분 영양제 패키지를 받아 복용을 시작했습니다.

과연 제가 얼마나 올해에 건강해질 수 있을지 기대 중입니다. 내년 모노랩스는 아이엠 제품을 개선하고 생산을 안정화 시키고 약국 등과 제휴해서 판매채널을 확장해 가려고 합니다.

·펄핏 이선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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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투자사는 펄핏입니다.


펄핏은 스마트폰앱으로 내 발을 찍으면 자동으로 정확한 발 사이즈를 측정해 잘 맞는 신발을 주문할 수 있도록 해주는 기술을 개발하는 회사입니다.

이런 기술을 개발하는 회사는 사실 세계적으로 많습니다. 하지만 펄핏 이선용 대표와 그 팀은 17만개의 발 데이터를 직접 수집해 머신러닝 기술로 발 모양에 가장 잘 맞는 신발을 추천해주는 기술을 지난 3년여동안 열정을 가지고 개발해냈습니다.

처음 미팅을 가졌을 때 저는 "진짜로 잘 될까" 반신반의하면서 그 자리에서 앱을 다운로드 받아서 바로 (양말을 신은 채로) 발 사진을 찍어서 사이즈를 측정하고 앱이 추천해 주는 뉴밸런스 운동화를 구입했습니다. 체험해 보니 그 과정이 어렵지 않았고, 배송된 신발도 잘 맞고 마음에 들었습니다. 펄핏은 이 기술을 활용해 직접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는 것뿐만 아니라 다양한 온라인 패션몰에 B2B로 공급할 계획입니다. B2B시장에서 얼마나 확장할 수 있는가가 내년의 승부처입니다.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를 수상한 라운지랩 로봇바리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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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투자사는 라운지랩입니다.


로봇 바리스타가 있는 라운지엑스라는 로봇x인공지능 협업 카페를 전국 8군데 오픈했으며 무인화 스토어 무인상회, 아이스크림 로봇 등을 계속 개발해 글로벌하게 확장해 나가려는 리테일테크 팀입니다. 코로나로 인해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는 외식, 유통 시장에서 인공지능, 로보틱스 기술로 큰 혁신을 만들어낼 겁니다. 특히 발명왕이자 항상 열정과 아이디어가 넘치는 매력적인 창업자, 황성재 대표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 모니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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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번째 투자사는 그렙입니다.


프리챌, NHN, 카카오 등의 CTO를 거친 천재개발자 이확영 대표와 개발자 양성에 열정을 가진 국민대 컴퓨터공학과 임성수 교수가 손을 잡고 만든 회사입니다. 그렙은 좋은 개발자를 찾아내고 교육하고 채용까지 연결해주는 '프로그래머스' 플랫폼이 주력 제품입니다. IT대기업에 개발자 채용을 위한 코딩테스트를 제공하면서 교육 및 채용DB까지 확장시킨 것입니다. 그런데 코로나가 터진 후 그렙은 또 새로운 시장을 찾았습니다. 코로나로 학교 등에서 오프라인 시험이 어렵게 되자 그를 대체할 온라인 시험감독 솔루션 '모니토’를 내놓은 것입니다. 올해 하반기에 대기업, 은행, 대학에서 모니토를 본격적으로 사용하면서 그렙은 지금 급성장중입니다. 내년에 또 얼마나 성장할지 기대하고 있습니다.

·쉐어그라운드 이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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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여섯 번째 투자사는 쉐어그라운드입니다.


학생 때부터 도예공방을 시작해 플리마켓, 팝업스토어, 홍대 스토어, 온라인 패션몰까지 치열하게 창업의 길을 걸어온 이연 대표는 본인이 동대문시장에서 겪은 문제를 직접 풀고자 쉐어그라운드를 창업했습니다. 그 문제는 2만5천곳의 도매상과 약 29만 소매상 그리고 그들을 연결하는 사입삼촌들이 종이와 전화, 현금거래 기반으로 비효율적으로 일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매일처럼 몇 시간씩 엑셀에 거래내역을 정리하고 세금계산서를 보내는데 지친 이연 대표는 모바일앱을 통해 이를 자동화하는 셀업이라는 플랫폼을 개발했습니다. 소매상은 셀업을 통해 필요한 상품을 손쉽게 주문하고 세금계산서도 처리할 수 있습니다. 카드결제도 가능하게 했습니다. 셀업은 동대문시장을 움직이는 디지털OS가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가 타격을 받고 요동을 치고 있지만 변화로 인해 위처럼 수많은 새로운 기회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스타트업 창업자들이야말로 이런 기회를 포착해 개선과 성장의 기회로 만들어가는 사람들입니다. 이런 창업가들을 찾아내 그들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돕는 일에서 정말 보람을 느낍니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내고 변화에 빠르게 대응해야 하는 대기업들에게 이런 좋은 스타트업들을 잘 연결해주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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