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ptember 2021
SK증권 신서정 애널리스트
뚜렷해지는 OLD산업과 NEW산업의 경계 속에서, 전형적인 OLD산업으로 일컬어지던 건설업의 변화가 발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 시장의 호황 장기화에 따라 실탄을 두둑이 확보한 건설업종은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일부 건설사들은 脫 건설을 선언하며 체질개선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건설사들의 인수합병(M&A) 사례도 자연스레 증가하는 추세이다.
사실 건설업종은 최근 주택부문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실적 성장과 이익률 개선을 경험하였다. 이러한 호황기에도 불구하고 건설사들은 오히려 건설 외 부문에 적극적인 투자를 지속하고 있는데 이는 Cyclical 산업의 특성에서 기인한다. 건설업은 Cycle이 있기 때문에 지금의 호황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그 누구도 알 수 없다. 따라서 ‘성장의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생각해 볼 때, 건설업종은 업의 특성상 건설업종 외 신사업에도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다. 실적변동성을 헷지하면서 성장성을 유지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유관해서 성장성과 안정성이 동시에 부각되는 환경업과의 M&A가 시장에서 부각되고 있는데, 특히 폐기물처리업이나 폐수처리업 등은 건설업종과 함께 영위시 연계성이 높을 뿐 아니라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대표적인 사례로 SK에코플랜트를 들 수 있다. 과거 ‘SK건설’에서 ‘SK에코플랜트’로 사명을 바꿀 만큼 에코산업에 관심이 높고 공격적인 M&A로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환경산업은 특성상 진입장벽이 높아 신규 진입이 어렵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M&A등을 통해 단기간내 M/S와 트랙레코드를 확보하는 방법이 효과적이다. SK에코플랜트도 비슷한 맥락에서 단기간내 많은 환경업체들을 M&A하고 있는데, 언론에 보도된 내용들을 종합해보면 2023년까지 약 3조원을 투자하여 친환경 신사업 개발과 기술혁신기업과의 M&A(인수∙합병)을 추진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최근 건설사들의 M&A 방향성은 크게 2가지로 구분된다. △첫째 건설 본업 경쟁력 확보와 △둘째 신성장동력 투자이다.
우선 건설본업 경쟁력 확보 측면에서는 디벨로퍼 사업 비중을 확대한다거나 브랜드력 강화를 위한 타 건설사를 인수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최근 중흥건설이 대우건설을 인수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뚜렷했던 시공과 시행의 경계가 점차 사라져가는 가운데 시공사간의 M&A 뿐만 아니라 시행사와 시공사의 인수합병, 그리고 시공사의 프롭테크 기업과의 MOU등도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올해 건설시장내 뜨거운 화두였던 대우건설 인수전에 중흥건설이 참여한 점도 비슷한 맥락이다. 결론적으로 중흥건설이 대우건설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었는데, 이로서 중흥건설은 그동안 잘해온 공공택지 낙찰을 통한 주택 분양뿐만 아니라 대우건설 브랜드력을 기반으로 재건축, 재개발 등 신규 시장에서의 성장도 기대된다. 이번 대우건설 인수전에 참여 하였던 DS네트웍스도 종합부동산개발회사로서 향후 시공사 인수에 대한 니즈가 높아질 수 있는 시점이다. 앞으로 업종 내 합종연횡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두번째 신성장동력 투자와 관련해서는 대표적으로 ‘환경업’을 들 수 있다. 앞서 언급하였듯 건설업과 함께 영위했을 때, 연계성과 시너지효과를 동시에 도모할 수 있는데다가 성장성과 안정성이 부각되는 산업이어서 기존 건설업의 한계를 헷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ESG라는 글로벌 트렌드와도 맞닿아있는 섹터이기 때문에 단순 실적뿐만 아니라 멀티플 관점에서도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 향후 환경 관련 규제가 점차 강화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에 기존에 트랙레코드를 잘 쌓아온 업체들 중심으로 안정적인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한다. 관련기업으로는 앞서 언급한 SK에코플랜트 외에도 아이에스동서, GS건설, 삼성엔지니어링 등이 있다.
SK에코플랜트는 EMC홀딩스 인수에 이어 다수의 소각장, 매립장 인수와 미드 라지 사이즈의 국내 M&A를 지속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를 통해 소각, 매립, 재활용, 수처리 O&M뿐만 아니라 여러 사업으로의 포트폴리오 확장이 기대된다.
아이에스동서는 비주력 계열사를 매각하는 대신에 환경 자회사의 투자를 확대중이다. 인선이엔티, 코엔텍에 이어 리싸이클링 및 폐기물 처리 관련해서도 밸류체인을 다각화할 것으로 기대되어 폐기물 산업 내 점진적인 점유율 증가가 예상된다.
GS건설은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수처리 자회사 GS이니마 뿐만 아니라 배터리 재활용 관련 신사업에도 진출하였다. 언론상 보도된 내용에 따르면 우선 1차로 2022년까지 1,000억원을 투자하여 2차전지에서 연간 4,500톤의 니켈, 코발트, 리튬, 망간 등 유가금속을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조성, 운영할 계획이다. 그리고서 2차적으로 연간 1만여톤 규모로 사업을 확대하여 관련 전후방 산업으로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앞으로도 건설사들은 ESG라는 글로벌 트렌드에 발 맞추어 신사업과 환경업에 대한 M&A를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환경업과 마찬가지로 건설사들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영역이 바로 ‘프롭테크(Proptech)’이다. 프롭테크는 부동산(Property)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서, 부동산 서비스의 기존 오프라인 업무를 빅데이터, IT기술 등과 결합시켜 새로운 유형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뜻한다. 최근 공간의 플랫폼화, 스마트홈, 스마트시티 트렌드와 맞물려서 시장규모가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프롭테크와 관련해서는 건설사들의 규모와 무관하게 많은 건설사들이 투자나 M&A 등으로 관심을 표출하고 있는데 대표적인 사례로 호반건설을 들 수 있다. 호반건설은 엑셀러레이터 법인 ‘플랜에이치벤처스’를 설립하고 신사업 확장, M&A 추진을 지속중이다. 플랜에이치는 도심형 스마트팜 기업인 ‘쎄슬프라이머스’, 안면인식 기반 보안솔루션업체 ‘CVT’, 디지털트윈 기술의 ‘플럭시티’, 프롭테크 기업인 ‘텐일레븐’과 ‘지인플러스’ 등에 투자를 하였고 이를 건설계열 주택 브랜드인 ‘호반써밋’과 ‘베르디움’ 에 접목하기 위해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우미건설도 어반베이스, 스페이스워크, 미스터홈즈, 카사코리아 등 프롭테크 기업에 적극적인 투자를 지속중이다.
건설산업 내 플랫폼화와 공간의 효율화 등의 키워드는 단기간의 트렌드가 아니다. 앞으로 지속될 사회 변화 방향성인데다가 특히 작년과 올해는 코로나 19라는 변수가 홈코노미 시대를 앞당기며, 변화에 적극적인 건설사에게는 기회를, 그렇지 못한 회사에게는 위기를 직면하게 하였다.
이를 겪은 건설사들은 특히 소프트웨어 관점에서 프롭테크 분야의 투자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하며, 관련 M&A시장도 함께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전형적인 OLD산업이라 불렸던 건설업종에 여러모로 설레는 변화가 예상되는 해이다.
·글로벌 건설산업 내 기술투자 현황
자료: KPMG, SK증권
· 폐기물 업체 주요 M&A현황
업체명 | 매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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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K (일부지분), 에코그린홀딩스 | KKR |
환경시설관리, 클렌코, 새한환경, 대원그린에너지, 디디에스 등 | SK에코플랜트 |
코엔텍 등 | IS동서 E&F PE |
자료: 언론종합, SK증권
·폐기물 배출량 추이
자료: 환경부, SK증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