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ch 2021
비밀유지계약(Non-disclosure Agreement, 이하 'NDA')은 비밀정보 공개 금지를 내용으로 하는 계약을 말한다. M&A를 진행하는 과정에서는 양사의 기밀정보가 상대방에게 공개된다. 당사자들의 정보를 상대방에게 제공하기 전에 비밀정보를 보호하고 공개로 인한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NDA 체결이 필수적이다. NDA는 Non-disclosure Agreement의 약자로 CA(Confidentiality Agreement)로 부르기도 하며, 국문으로는 일반적으로 ‘비밀유지계약’이라고 한다.
NDA를 생략하고 MOU(양해각서) 체결 시 비밀유지 의무를 하나의 조항으로 추가하는 경우도 있으나, 비밀유지가 중요한 만큼 별도로 체결하는 것이 좋으며, MOU에 포함되는 경우에도 아래 사항을 유의하시어 해당 조항에 잘 반영할 필요가 있다.
현대차그룹과 애플의 ‘애플카’ 논의가 비밀이 유지되지 않았기 때문에 중단됐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대기업의 ‘빅딜’에서 비밀유지의 중요성에 관심이 쏠린다.
기업들이 인수·합병(M&A)이나 합작 등의 협상에서 성사 전까지 비밀을 유지하려는 이유는 많다. 진행 중인 협상에 ‘한쪽에 유리하다, 불리하다’는 등의 말이 나오면 실제 협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회사 구성원이 동요하고, 공시 전에 알려질 경우 주주들의 반발도 살 수 있다. 또 협상이 결렬됐을 때도 불필요한 잡음이 나오게 된다.
기업들은 비밀유지를 위해 논의에 앞서 가장 먼저 비밀유지계약서(NDA·Non Disclosure Agreement)를 체결한다. 사내에서도 소수의 사람만 알고, 협상 대상을 가능한 한 좁혀서 접근한다.
일례로 2014년 11월 삼성과 한화그룹이 방산과 석유화학 부문을 주고받은 2조원대 빅딜은 시장과 구성원들에게 큰 파장을 낳았지만 발표 직전까지 내부 구성원에게도 알려지지 않았다. 협상 진행자들과 보고 라인 등 손에 꼽을 정도의 사람만 알고 있었다고 한다. LG전자가 캐나다의 자동차 부품업체 마그나와 전기차 파워트레인 합작법인을 세운다고 발표할 때도 직전까지 비밀이 유지됐다. LG전자는 주관사도 한곳만 접촉했고, 협상 대상도 마그나로 콕 찍어 만났기 때문에 말이 새어나가지 않을 수 있었다고 한다. 워런 버핏이 2013년 식품업체 하인즈를 인수할 때는 실무 담당자들이 하인즈의 본사인 미국 피츠버그를 방문하지 않고, 사명도 피츠버그의 아이스하키팀 마스코트인 ‘펭귄’으로 부르는 등 철저한 보안을 유지했다.
협상이 사전에 알려지면서 무산된 사례도 있다. 풍력발전타워 생산 세계 1위인 씨에스윈드는 2015년 독일의 풍력타워업체 암바우를 인수하려 했는데, 암바우가 매각 주관사를 통해 ‘한국 언론에 의해 사전에 딜 진행 과정이 노출돼 협상을 중단한다’고 통보하면서 성사되지 않았다.
애플은 스티브 잡스 때부터 강력한 ‘비밀주의’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직원들에게 배우자한테도 회사 얘기를 하지 말라고 주의를 준다. 애플은 다수 제품을 위탁 생산하지만 알려진 협력사는 손에 꼽힌다. 최고수준의 철저한 비밀 유지 계약(NDA·Non Disclosure Agreement)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제품·서비스 관련 내용을 유출하거나 협력을 거론하는 것만으로도 계약을 파기하거나 거액의 위약금을 물리는 경우가 많다. 과거 디스플레이 협력사이던 GT어드밴스드테크놀로지스가 파산 과정에서 애플의 지나친 위약금을 이유로 들며 고소한 일화도 유명하다. 애플은 계약서에 비밀 누설 건당 무려 5000만달러(약 560억원)를 지불하도록 하는 조항을 포함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출처 : 법무법인 별, 경향신문, 국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