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Newsletter

July 2021

M&A Insigh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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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중소기업의
스타트업 투자와
M&A 제언

현대차그룹 노규승 스타트업육성팀장(ZER01NE Creative Director)

  • · 現 현대차 스타트업육성팀장
  • · 現 ZER01NE Fund II 투자운용역
  • · 現 메쉬코리아 사외이사
  • · 前 현대차 CVC팀 투자심사역

“경쟁은 회사가 하는 것이 아니다. 그 회사가 만든 생태계가 경쟁하는 것이다.” 몇 달 전 봤던 한 스타트업 기사에서 본 문구이다. 모든 플랫폼 사업을 하는 기업들은 뼛속 깊이 알고 있는 이야기이며, 이를 위해 큰 투자를 아낌없이 집행한다.

실리콘벨리에서 시작된 이러한 플랫폼 전략은 중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 전파되었고, ICT 뿐 아니라 다양한 산업군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이는 현대차그룹이 몸담고 있는 자동차와 인접 산업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그리고, 이러한 생태계 확장 전략을 위해 많은 기업들은 Open Innovation(이하, OI) 경영 기법을 도입하고, 다양한 개발자와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프로젝트/프로그램들을 운영 중이다. 자동차 영역에서도 도요타는 Woven Planet Holdings를 설립하였고, 다임러와 BMW는 각자 Startup AutoBahn, Startup Garage 등의 전담 조직과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유망 스타트업들과의 OI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또한 마찬가지의 목적으로 2018년부터 ZER01NE이란 이름으로 OI 활동을 추진해 오고 있으며, 만 3년 반 남짓한 기간 동안 ZER01NE을 운영해 오면서 많은 lesson learned가 있었다. 그 중 가장 큰 lesson learned는 모빌리티 영역의 미래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value chain 내에 많은 협력사들과 함께 OI를 해야 한다는 점이었으며, OEM인 현대차, 기아의 변화만으로는 경쟁력 있는 미래 사업 준비가 어렵다는 것이었다. 이 때문에, 연초에 결성한 ZER01NE 2호 펀드는 현대차, 기아 뿐 아니라 그룹사, 그리고 협력사가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추진하였고, ZER01NE 엑셀러레이터 프로그램에서도 현대차그룹-협력사-스타트업이 협력하는 사업 모델들을 계속 시도 중에 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꼭 자동차 산업 분야가 아니더라도 성공적인 미래 사업을 준비하는 중견기업, 중소기업들에게 스타트업 투자에 대한 best practice를 제안해 보고자 한다.

제안에 들어가기에 앞서, 간략히 기업의 투자 전략을 설명해 보겠다. 기업의 전략 투자는 크게 세 가지 step으로 나눠볼 수 있다. 1)초기에 혁신적 사업 모델들을 ‘Sensing’ 하기 위한 투자, 2)growth 단계의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PoC, 협업 등을 통해 사업성과 효과성 등을 타진하기 위한 ‘Engagement’ 목적의 투자, 그리고 3)당장의 신사업 진출을 위한 스타트업 투자, 인수 혹은 JV 설립 등의 ‘Biz Dev’ 목적의 투자가 그것이다. 산업군이나 기업들마다 이러한 투자 전략에 차이는 있으며, 예를 들면, 플랫폼 사업자들은 engagement 단계보다는 sensing 목적의 투자를 진행하다 좋은 기회가 있을 때 M&A를 통해 바로 플랫폼을 확장시키는 경우가 많다. 다만, 제품, 서비스의 life cycle이 비교적 길고, 사업화 준비에 시간과 자본이 투입되는 산업 분야의 경우에는 ‘Engagement’가 특히 중요하다고 보인다. 내 경험에 따르면, 친환경차, 에너지 영역이 그러하며, 모빌리티 사업 또한 크게 다르지 않다.


또한 최근 OI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면서, 다수의 대기업들은 전체 투자 stage를 커버할 수 있는 조직을 갖추려고 하고 있고, 심지어 복수의 투자 조직을 가진 경우들도 있다. 그러나, 투자 여력이 충분치 않은 기업의 경우 Sensing과 Engagement 투자는 쉽지 않고 효과성 또한 떨어지기에, risk가 따르더라도 보다 확실한 M&A 투자를 선호한다. 다만, 수많은 사례를 보면 충분한 사전 학습이 결여된 M&A는 결국 인수 후의 PMI 과정에 더 큰 비용을 지불한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최근에는 작은 규모의 기업들 입장에서도 적은 비용으로 sensing과 engagement 단계를 밟아볼 수 있는 기회가 많을 것 같아 소개해 보고자 한다.

시장 sensing을 위한 VC Fund에 출자해라


국내 스타트업 scene을 살펴보면, 모태나 성장금융의 지원은 강화되고 있는 반면, 기존에 VC 펀드에 출자하던 대기업들이 직접 펀드를 운용하면서, 오히려 VC들의 펀드 매칭은 어려워지고 있다. 더욱이 스타트업 산업의 성장에 따라 신생 VC와 투자 심사역이 늘어나며, 각자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보다 전문화되고 있는 추세이다. 작게는 10억부터 30억 사이의 출자금으로도, 충분히 본인 사업 분야와 밀접한 영역의 전문 투자자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다만, 본인 사업 분야에 관련성이 높은 VC와 전문성을 갖춘 투자심사역을 찾아보는 것이 중요하며, 이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경영진의 학습 의지이다. 출자 이후에 가끔 펀드 운용 현황과 담당자를 통해 시사점만을 보고 받는다면 출자의 의미가 없으며, 경영진이 직접 묻고 들어보면서 시장을 이해해야 한다. 이 두 가지만 갖춰진다면, 펀드 출자를 통해서도 충분히 시장의 기회들을 학습할 수 있다. 물론, 좀 더 자금에 여력이 있는 기업들은 VC를 자회사로 설립하고, 모태나 성장금융의 자금 지원을 leverage 할 수도 있다. 이 또한 여러 기업들이 관심을 두는 방법론이기는 하나, 대기업을 포함해 수많은 기업들이 VC를 창업하고 경쟁하는 상황에서, 경쟁력 있는 VC 창업과 운영이 가능할지는 좀 더 신중히 살펴봐야 하겠다.


펀드 운용 현황과 담당자를 통해 시사점만을 보고 받는다면 출자의 의미가 없으며, 경영진이 직접 묻고 들어보면서 시장을 이해해야 한다. 이 두 가지만 갖춰진다면, 펀드 출자를 통해서도 충분히 시장의 기회들을 학습할 수 있다. 물론, 좀 더 자금에 여력이 있는 기업들은 VC를 자회사로 설립하고, 모태나 성장금융의 자금 지원을 leverage 할 수도 있다. 이 또한 여러 기업들이 관심을 두는 방법론이기는 하나, 대기업을 포함해 수많은 기업들이 VC를 창업하고 경쟁하는 상황에서, 경쟁력 있는 VC 창업과 운영이 가능할지는 좀 더 신중히 살펴봐야 하겠다.

관심 영역의 스타트업에 대한 minority 지분 투자를 반드시 실행해 본다


본인이 출자한 펀드의 포트폴리오 사에 관심을 갖고, 그중에 선별된 스타트업 몇 곳에는 직접 지분 투자를 해봐야 한다. 스타트업은 외부에서 보기에는 그럴 듯하나, 막상 상세히 들여다보면 빛 좋은 개살구인 경우도 상당하다. 직접 투자를 해보고, 협력을 해보기 전에는 알 수 없는 사항들이 많고, 관심 영역의 스타트업에 투자를 하고, 실제 사업 협력들을 추진해 보면, 그 시장과 기업의 경쟁력을 보다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꼭 투자 대상이 검증된 기업일 필요는 없으며, 오히려 투자할 수 있는 여력 안에서 best selection을 하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투자금 회수를 생각하며, 스타트업 투자를 하려면 결국은 큰 금액으로 성장한 기업에 눈이 가게 마련이나, 본 투자의 목적은 engagement와 시장 학습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내가 관심 가진 영역에서 투자한 스타트업 A가 실패하더라도, B 혹은 C가 성공할 것 같다는 것을 배운다면 충분한 투자 가치가 있으며, 그 영역 자체가 성공하기 어렵다는 것을 배운다면 그 또한 기회비용 측면의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결국, 여기서도 중요한 것은 지분 투자에서 끝내는 것이 아니라, 투자한 스타트업과 그 시장을 학습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경영진 주도로 직접 해봐야 한다는 점이다.


모빌리티, 친환경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해 가며, 관련 산업에 종사하는 많은 협력사 분들이 불안해하시는 것을 목격했다. 그동안 ZER01NE에서 투자한 스타트업들 가운데, 좋은 M&A 딜이 있으면 소개해달라는 분들도 상당하다. 경우에 따라서는 하고 계신 본 사업과 시너지나 관련성이 없는 것도 괜찮다고 하신다. 물론, 불안하고 다급한 마음에 하시는 이야기들인 것을 충분히 이해하기에, 상황을 들어보고 위의 방법론이나 주변에 좋은 VC와 심사역들을 소개해 드리기도 하며, case가 맞는다면 포트폴리오 스타트업들을 M&A 후보로 직접 소개해 드리기도 한다. 다만, 그럴 때도 바로 deal을 하시기 보다는 소액 투자와 협력을 먼저 추진해 보실 것을 권해드린다.


최근에는 창업한 지 오래되지 않은 스타트업들도 M&A를 통한 성장 전략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려는 경우를 많이 목격하고 있다. 모두가 경쟁하는 시장에서 살아남는 길은 내 주변에 전문가들을 두고, 보다 적극적으로 그런 기회들을 study하고, 경영진이 직접 경험해봐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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