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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기술의 새로운 기류 – 과학 기술의 미학과 융합
-한국정밀공학회 회원을 위해-




(사)한국정밀공학회 초대,
2대회장 이봉진
1 ) 미학의 요즈음(昨今)
미학은 원래 「감성적 인식학」, 말하자면 지성(知性)에 대한 감성(感性)의 움직임을 학문적으로 살피려 창시(創始)된 학문이다. 이와 같은 개념과 인식의 테두리가 있어서 미학이라하면 종전에는 주로 언행(言行)에 있어서의 명석판단(明晳判斷)에 있었으나, 점차적으로 비유현상(比喩現象), 조형물(造形物), 신체의 동작에 주목하는 학문으로 진화되어 갔다. 그래서 예술이 마치 미학의 대상인양 취급되었다는 것도 생각해보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고 이해할 수 있다. (Alexander Gottlieb Bumgarten: '미학‘ 松尾大역, 講談社學術文庫, 2016).
19세기 헤겔(Georg Wilhelm Friedrich Hegel, 1770~1831)의 독일 베를린대학에서의 미학강의(寄川條路 감역, 法政大學出版局, 2017,4)를 읽어보면 책의 내용은 ‘예술철학’이었다. 21세기에 들어서면서 미학하면 ‘예술철학’이라고 축소해 버린 미학의 원 「감각과 감성」으로 확대되면서 과학 기술 분야의 인지(認知)과학과 같은 여러 분야와 협동하는 미학으로 변모하고 있다. 예를 들면 스마트 기술, 로봇, 제조기술, 인문사회 분야 사회미학, 정치미학, 환경미학과 같은 인문 사회학 분야에의 외연(外延)은 물론 그와 접하고 있는 미술사, 예술학을 가해 표상(表象)문화론, 미디어 문화, 사회학, 문화인류학과 같은 분야에로 범위를 넓히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근 세기에 들어서면서 어느 하나를 보아도 단품은 없고 다수의 집합체로 과학 기술은 물론 인문 사회학에서도 새 이념을 같이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새로운 지식은 정보의 흐름이다. 정보의 양과 소화력은 지성의 힘이다. 그래서 요즘의 첨단 과학기술을 이해하려면 미학적인 상식이 필요하다.

2) 새 지식론(智識論) - 親和性
최근에 들어서서 지식의 근원이 ‘정보의 흐름에서 얻어진다.’는 학설이다. 이것은 라이프니츠(Gottfried Wilhelm Leibniz, 1646~1716)가 공간을 설명하기 위해 제안한 개념인 Monad적인 생각으로 앞으로 21세기는 정보론 적인 세계관인 Monadology라는 것이다. 지금은 새로운 지식이 도서관에서 얻어지거나 학교에서 배워서 얻어지는 시대가 아니라는 것이다. 시내물이 흘러가듯 매일같이 흘러나오는 정보의 흐름을 일종의 자연현상으로 보는 것이다. 새로운 정보가 즉 자연 속에 매일처럼 일어나는 사상이 현대적인 지식이라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가 잘 생각해야 할 일은 그 많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자기에 필요한 지식을 어떻게 골라내는 가이다. 여기에 요구되는 것이 그 힘이 바로 지성(知性)이 라는 것이다.
지성이라는 힘이 빅데이터 속 자기에게만 보이는 미를 색출해 낸다는 것이다. 그래서 인간의 교육 문제, 즉 학제적(interdisciplinary)인 교육이 요구되고, 대학교육이 새로워져야 한다는 것이다. 한 예로 일본의 동경대학은 2020년부터 대학 입시에 종전의 영어 입시문제를 개선하여 독해력, 작문력 외에 듣고 이야기하는 4가지 실력 판단을 종합적으로 보는 시험 기준을 만들어 입시 영어 과목에 적용한다고 한다. 이 제도의 특징은 일반인에게도 개방돼 시험생과 같이 영어 입시 문제를 풀어 영어 기준에 합격한 자엔 인증서를 수여하여 국제화시대에 통용되는 자격증으로 일반인이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이어 먼저, 현대 지식은 정보의 흐름이 다하는 정보론적인 세계관의 친화성이 무엇이냐를 살펴보기로 한다. 이 생각은 라이프니츠의 Monad적인 사고라 할 수 있다. 작가이자 수학기초론, 정보과학연구자인 루커(Rudy Rucker, 1946~)는 「세계는 정보로 성립되어 있다는 기본을 설정」하고 그 테두리에서 「전 물리 공간을 매우 큰 3차원의 cellular automaton 으로 모델화 할 것을 제안」한다.(1993년). 여기서 그는 cellular automaton 으로 유명한 영국의 정보공학자 프레드킨(Edward Fredkin, 1934~)의 ‘정보공학’에 대해서도 cellular automaton에 관한 지적, 즉 Monad적인 사고의 친화성을 지적하고 있다.
Cellular automaton (일본 역에서는 ‘세포 자동기계’) 의 대표는 1970년에 영국의 수학자 콘웨이(John Horton Conway, 1937~)가 고안한 생명의 탄생, 선장, 도태 등의 유한(有限) 프로세스를 간이적(簡易的)으로 재현한 시뮬레이션 게임기 ‘Life Game’ 를 고안한다. 루커에 의하면 그것은 많은 정방형으로 감싸있는 평면을 준비해서 상태(狀態)변화의 규칙인 천이칙(遷移則)에 따른 것이라고 했다. 즉, 정해진 룰에 따라 상태 변화시키며 변화하는 것을 지각(知覺)하는 단순한 실체-automaton-그 자체가 계산 기계라 생각할 수 있고, 이 cellular automaton으로 구성된 유기적 신체로서의 공간이라는 것은 거대한 계산기이라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보면 당연히 세계는 계산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 방법은 많은 과학기술과도 연결이 되리라는 것은 쉽게 이해 할 수 있다. DNA연구, 로봇공학, 생물학, 기상학 등의 과학기술 분야에 연결되리라 믿어진다. 그래서 그는 세계는 계산으로 표현이 가능하다고 보는 라이프니츠의 생각, ‘정보론적 세계관과의 친화성’을 주장하는 것이었다. 이것은 전 세계의 사물 구성 부분을 하나씩 검사함으로 개념을 타의 것과 구분이 되고 또는 그 개념의 정의를 줄 수 있으면 그 구성부분을 하나의 항(項, cell)으로 보고, 센서기에 의해 전 세계의 모든 것을 계산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말하자면 정보의 흐름으로 세계를 볼 수 있다는 것으로 비물체적 자동기계 automate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디지털적인 세계관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필자는 최근의 IT의 첨단 기술인 기술 Deep learning의 analog적인 요소를 부분을 반영한 Interface를 어떻게 개발 접목 시키느냐의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다. 아마도 이런 문제가 해결되면 앞서 기술한 DNA연구, 로봇공학, 생물학, 기상학 등의 분야에로 새로운 학문의 기원이 열리리라 생각하고 있다.
그 한 예를 소개해보면 미국의 MIT의 인지과학 연구팀에 의하면 인간은 머릿속에서 팽대(膨大)한 계산을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야구를 예로 설명해보면 타자가 친 뜬공의 착지를 전통적인 인지과학에 의하면 당신의 머릿속에 ‘뉴턴 물리학’의 지식이 활약하게 된다. 즉 물리학의 지식을 총 동원하여 공의 탄도를 예측하고, 공이 떨어지리라 생각되는 장소를 계산한다. 고등학교 시절 배웠던 미분․적분학을 잊어버려도 당신의 알고 있는 운동계가 필요로 하는 지식을 기억해내서 이 문제를 풀 가능성은 있다. 즉, 타구는 바람과 마찰을 무시하면 포물선을 그리게 된다. 필요하면 2,3개의 파라미터를 짐작해 포물선 2차방정식으로 표현 할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내어 그 파라미타를 수식에 넣어 계산하면 낙하지점은 계산된다. 단 계산이 정확할 경우에만 해당된다. 이 방식은 종전의 인공지능으로 움직이는 로봇이 하는 방식이다. 이 전통적인 인지과학속도의 영역은 구식인공지능 로봇의 작업 속도라서 전문가는 이를 평해 로봇 속도라고도 한다. 그러나 메이저급에서 활약하려면 그래서는 안 되고 더 간단하고 빠른 방법이 없나를 연구해본다. 타구의 탄도 계산을 하지 않아도 공이 떨어지는 장소에 가는 방법이 있다. 타구가 자기 쪽으로 날아오면, 자연과 시선을 공의 방향에 맞추기 위해 머리를 위로 향하고 공이 하늘 높이 올라가는 것을 눈으로 쫓게 될 것이다. 시선의 방향과 지면 사이에 어떤 각도(角度)가 형성되어 있다. 요점은 여기이다. 공이 떨어질 장소에 가려면 이 각도가 일정한 베이스로 증가하는 방향에 맞추어 전후로 움직이며 쫓아가면 된다. 공이 떨어질 때에도 위를 쳐다보며 공을 쫓아가는 자세를 유지하면 공이 떨어지는 곳에 가 있게 된다. 다음은 떨어지는 공을 잡으면 된다. 이 행위는 자신의 신변의 환경 즉, 빛과 지면의 반사를 눈으로 확인하며 행동하는 일종의 자연현상을 이용하는 방법 즉 optical flow를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인간이 자연의 이치를 인간의 지각(知覺)기능을 이용해 즉각적인 판단으로 행동을 가능케 하는 것이다. 즉, 이 유기적인 컴퓨터는 바로 세계가 우리의 컴퓨터라는 것이다. 이와 같은 연구에서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전통적인 인지과학의 상정(想定)으로 모델을 구축하고, 알고리즘을 만들어 팽대한 계산을 하고 행동 하는 것이 타이밍(timing)이 아니라는 것이다. 세계에 대한 사실(공과 지면의 광학적인 특성)을 활용해서 행동을 단순화하는 데 자연의 미와 인간의 시선이 하나가 되어 일을 신속히 처리하려는 새로운 시도인 것이다. 그래서 자연을 우리의 컴퓨터로 봤을 때 우리 유기체는 자연의 현상을 우리의 지각 (센서), 즉 정보의 입력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개 우리는 자신의 머릿속에서가 아니라 자신을 감싸고 있는 세계에 존재 하는 정보에 반응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지식 이라는 것은 이 모두가 우리 머릿속에 있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극히 단순한 행동을 할 적에도 우리들은 세계를 외부기억으로 사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고도의 행동을 하면 할수록 이 현상이 두드러진다. 그래서 인간의 뇌(腦)는 지성(知性)속에 있다고 하는 것이다.

자연과학과 미학(美學)은 첨단 과학기술의 정예(精銳)이다.

3) 창조론과 인식론
신 플라톤 주의자에 의하면 우리가 보는 여러 가지의 미는 지성계의 미(美)이고, 그의 그림자와 같은 것이라 하였다. 이어 교부 (敎父)인 아우구스티누스(Sanctus Aurelius Augustinus Hipponensis, 354~430)는 이 세계의 미는 「무엇이라 표현 하기도, 볼 수도 없는 위대한 것으로 아름다운 하나님에 의해 만들어 진 것」이라 하였다. 즉, 그가 말하는 미는 부분의 전체에 대한 조화라 하였다.
그리스도교의 세계에선 유일한 신(神)에 의해 만물이 창조되었는데, 그들의 조화가 미(美)라 하였다. 이에 관한 인식이 이후 심신 2원론에서 철학자 간에 재연된다. 데카르트(René Descartes, 1596~1650)는 정신과 물질의 2원론을 주장해 기계론적인 자연관을 피력하게 된다. 19~20세기에 걸쳐 기계문명을 이룬 정신적인 토대를 제공한 것이었다.
한편 그와 대국한 라이프니츠는 연속율(連續律)이라는 생각을 기반으로 데카르트와 같은 정신과 신체(물체)를 분리한 2원론이 아닌「내부원리에 따른 자발성을 가진 단순체 형이상학 서설(Monadology)」로 고전 물리학의 창시자 뉴턴(Isaac Newton, 1643~1727)과 미적분학의 업적 논쟁도 이들 간에 있어 유명하다. 이 양자 간의 논쟁은 신 데카르트의 심신 일원론이 나오면서 진정된다.
지금은 신 데카르트 일원론, 또는 라이프니츠의 형이상학 서설이 21세기 문명의 정신적인 토대가 되고 있다. 하여간 인간은 자연체의 일부임은 다 안다. 그러므로 우리는 자연과 같이해야한다. 잘 살기위해서도 자연을 알아야한다. 더구나 인간은 자연을 이해하고 이치를 발견하고 기술을 창조해냈다. 살기위해서이다. 그래서 또 이야기하고 싶다. 오늘날의 과학기술, 미시적인 것 거시적인 것 할 것 없이 기술 발전을 보면 더더욱 자연을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인간 자신 혼자로서는 아무것도 할 수도 만들 수 없는 것이 과학 기술의 현실이다. 과학기술의 최첨단을 걷는 연구자, 학자를 보며 비록 우리 개체(個體)는 이 첨단 물질을 만들 수는 없지만 그들이 만든 것을 이해하고 이용할 수 있는 학문이 무엇인가를 생각 할 때가 왔다고 본다. 이 점 매우 우려하게 된다. 고대의 그리스 시대부터 문과/이과를 구분하였던가? 그들이 보던 철학서, 자연서에는 문과/이과라는 구분이 없었다. 다 혼합형이다. 누가 문과/이과라고 구분하였는가? 이 발상은 유해할 다름이다. 내일을 알려면 이들 두 학문을 하나로 보고 생각하는 미래 지향적인 공부를 하기를 권하는바 이다.
지금 21세기에 정말로 필요한 것을 배워야한다. 자연과 자연학에서 미(美)를 생각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지금부터 미(美)를 공부하려 생각하는 사람이면 꼭 수학과 자연과학을 거처 미학(美學)으로 진출해주기를 바라는 바이다. 미래의 자신을 위해서이다. 미학과 과학기술의 융합된 시기에 여러분의 미래가 기다리고 있다고 나는 믿고 있다.


2018년 5월
(사)한국정밀공학회 초대, 2대회장
Fellow 이 봉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