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화는 주로 궁궐 문이나 대문에 붙이기 때문에 문배 또는 문화門畵라고 하였다. 조선 초기까지 신라시대 이래로 역귀를 쫓는 벽사신辟邪神인 처용處容이 제작되곤 했지만, 주로 중국의 도교와 관련된 문을 지키는 신[門神]들이 많이 그려졌다. 또 벽사의 힘을 가진 것으로 믿어져오던 닭과 호랑이 그림뿐만 아니라 여러 형태의 부적을 집 벽이나 대문에 붙였다. 특히 삼재三災가 든 해에는 정월 초하룻날 삼재부적을 대문에 붙여 그 해의 액을 피하고자 했는데, 대개 삼재부적은 머리가 셋 달린 매, 매와 호랑이가 함께 있는 그림을 많이 사용하였다.
12월의 유물로 선정한 이 부적판은 매와 호랑이가 함께 조각되어 있어 삼재부적을 찍기 위해 만들었던 목판임을 알 수 있다. 삼재를 물리치는 대표적인 동물인 매와 함께 귀신을 제압하는 능력을 지닌 호랑이를 더한 것은 부적의 능력을 강화시키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꼬리를 하늘로 치켜세우고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며 으르렁거리는 호랑이와 날개를 퍼덕거리면서 날카로운 부리와 발톱으로 당장이라도 공격할 자세를 취하고 있는 매는 어떤 재앙이 밀려와도 막아낼 수 있는 듯 당당한 모습으로 표현되었다.
재는 물·불·바람에 의해 일어나는 재해를 말한다. 우리 조상들은 새해 들어 부적을 붙이거나 주술행위를 통한 액막이를 하여 삼재에 걸린 사람이 무난히 살아가기를 빌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