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탄은 인도와 중국 사이에 자리 잡은 히말라야 산기슭에 있는 작은 산악국가다. 1인당 GNP가 우리의 10분의 1수준에 불과하지만 국민의 97%가 행복하다고 생각한다는 국민행복지수 1위의 나라. GNP보다 GNH(Gross National Happiness 국민총행복지수)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나라인 부탄에 꼭 가보고 싶었다.
한국에서 부탄으로 가는 직항편이 없는 관계로 예전에 다녀왔던 인도를 다시 한번 거쳐서 육로를 이용해 부탄으로 들어가는 방법을 택했다.
다즐링에서 보내는 첫 아침은 히말라야의 일출을 보고
새벽 사원에 들러서 예전에 마셨던 짜이(인도 지방에서 주로 마시는
향신료가 가미된 밀크티)를 찾아보았다.
사원 구석에 매점 비슷한 공간이 있었다.
반가운 마음에 “two 짜이”를 크게 외치고 기다렸다.
인도스러운 컵에 인도분이 타주실 줄 알았는데
사원 안에서 일하시는 분은 네스카페 커피 머신기에서 짜이를 뽑아주신다.
커피 말고 짜이 맞냐고 묻자 짜이가 확실하다면서
건네주신 종이컵에 담긴 짜이. 컵도 네스카페가 아닌 나이스카페다.
그래도 그 새벽에 맛본 짜이 맛은 nice!
곧 떠나야 하는 여행자의 시간은 짧게 머무르고 다시 어디론가 가야 하기 때문에 더 애틋하다. 이곳 사람들에게는 매일 보는 일상이 여행자의 애틋한 마음으로 바라보기 때문에 더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은 아닐까.
영화 "어바웃 타임"에서 시간 여행을 할 수 있었던 주인공의 깨달음처럼 여행 후 나의 일상도 여행자의 애틋한 눈으로 바라보자. 순간을 소중하게 여기고 음미하자. Carpe Diem!
다즐링 메인 광장 뒤에 있는 산꼭대기 사원에 올라가 보았다.
수많은 바람이 담겨있는 듯한 색색의 소원들.
이들이 써놓은 글씨를 읽을 줄은 모르지만 길 따라 이어져 있는
이 강렬한 천 조각의 색감들 만큼 각각의 간절한 소망들이
이루어지기를 나도 가만히 빌어본다.
부탄으로 입성하는 신성한 날이다.
이른 아침 바스켓에 뜨거운 물을 한가득 담아놓고
몸도 마음도 깨끗하게 목욕재계한다.
(인도의 숙소에서는 뜨거운 물이 종종 나오지 않아서
뜨거운 물이 나올 때양동이에 많이 담아놓아야 한다.
사진 속 큰 양동이와 물을 뜰 수 있는 작은 바가지, 그리고 앉을 수 있는
목욕 탕의자 이 세 가지는 인도 욕실 안에 있는 필수 아이템이다.)
자신의 주장을 공표할 때 하는 아이스버킷챌린지를 나는 이곳 인도 에서
매일 아침마다 한다.
오늘도 Ice가 아닌 제발 Hot 바스켓을 무사히 할 수 있기를 바라며
뜨거운 물이 나올 때 가득 담아낸다.
Hot 바스켓을 하면서 늘 소박한 바람은 오늘 하루도 안전한 여행,
아프지 않고 즐겁고 행복한 하루가 되기를 기도한다.
인도 출국 immigration을 받고자 한 사무실로 들어오니 부탄 가이드 초키가 우리를 반겨준다. 인도에서 부탄으로 넘어가려면 출국 기록장을 작성해서 심사를 받아야 한다. 심사받는 동안 사무실에 걸려있는 부탄 달력이 눈에 띈다. 장소가 장소이니만큼 사진을 찍을 순 없었지만 2016년 한 장으로 만들어진 지난해 달력 제목으로 쓰여 있는 글귀가 눈에 들어온다
"Sustainable development"
지속가능한 발전으로 2016년을 보낸 부탄. 이제 그곳으로 한 걸음 들어간다!
부탄에 왔구나. 드디어. 꿈같은 이 장면에 가슴이 뭉클…. 감격스럽다.
오 마이 갓! 정말 쵸키의 고 안에는 마치 주머니 또는 큰 가방처럼 뭐든지 다 들어간다. 수첩, 지갑, 열쇠 등등…. 불룩해 보였던 그의 배는 사실 평소에 필요한 간단한 물품들이었고 그의 두 손은 항상 가벼이 다니고 있었다. 그래, 단순함도 행복의 요소 중 하나다. 복잡한 생각과 복잡한 생활을 줄여나가는 것이 행복의 비결이다. 여행은 일상의 복잡함을 털어내고 오롯이 그 여행에만 집중할 수 있기 때문에 여행을 하면서 행복해지는 건 아닐까 생각해본다.
부탄의 수도 팀부로 가는 여정 중간중간 휴게소에 들러주신다. 고속도로도 휴게소도 없기 때문에 급한 볼일은이 자연 속 휴게소에서 해결해야 한다. 나 역시 아늑하고 편안하게 만들어 주었던 장소가 이곳이다. 올라갈 땐몰랐는데 볼일 보고 내려오니 이른 아침 아직 사라지지 않은 초승달이 보인다. 고은 시인님의 시가 생각난다.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그 꽃"
부탄의 수도 팀푸에 와서 처음으로 간 곳이 메인 거리에 있는 post office. 우체국 건물도 고풍스럽다.
기념품 가게에서 만난 아빠와 아들. 가게 중심에 부탄의 왕과 왕비 사진이 걸려있다. 그 사이에 아이 사진도 있길래 주인아저씨의 아들 사진이냐고 물어보니 왕자님 사진 이란다. 거리에도, 가게 곳곳 음식점에도 걸려 있는 이나라의 왕과 왕비의 사진은 권위적이고 무서운 느낌이 아니다. 왕에 대해 얘기할 때 자랑스러워하는 이들의 눈빛을 보면 느낄 수 있다.
부탄 Post office 옆에 있는 기념품 코너에서는 탁상사원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서 우표로 만들어준다. 부탄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팀푸 국립 기념탑(national memorial chorten) 과 호랑이의 둥지라 불리는 탁상사원을 배경으로 한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나만의 우표랄까?
한국에서 부탄으로 가는 직항편이 없는 관계로 예전에 다녀왔던 인도를 다시 한번 거쳐서 육로를 이용해 부탄으로 들어가는 방법을 택했다.
밤을 날아서 낮에 도착하다.
신비로운 색감이다. 이런 색깔의 하늘에서는
뭔가 일어날 것 같은 분위기가 느껴진다.
12시간을 날아서 드디어 델리 공항에 도착했다.
인도 특유의 분위기를 풍기는 공항 인테리어가
두 번째 방문이다 보니 더욱 반갑다. 반갑다 델리!
신비로운 색감이다. 이런 색깔의 하늘에서는
뭔가 일어날 것 같은 분위기가 느껴진다.
12시간을 날아서 드디어 델리 공항에 도착했다.
인도 특유의 분위기를 풍기는 공항 인테리어가
두 번째 방문이다 보니 더욱 반갑다. 반갑다 델리!
부탄으로 가기 위해 인도 북부의 도시인 홍차로
유명한 다즐링을 먼저 방문했다.
다즐링 세인트조셉 칼리지 학생들이 메인광장에
쓴 사티 반대 캠페인 글이다.
사티는 남편이 죽으면 시체를 화장할 때,
아내가 불 속에 뛰어들어 남편의 시체와 함께
불타는 풍습이다.
"모든 엄마와 언니, 누나와 딸들은 자유를 열망한다!"
사티를 금지하라. 행동하는 학생들의 글이 멋있다.
유명한 다즐링을 먼저 방문했다.
다즐링 세인트조셉 칼리지 학생들이 메인광장에
쓴 사티 반대 캠페인 글이다.
사티는 남편이 죽으면 시체를 화장할 때,
아내가 불 속에 뛰어들어 남편의 시체와 함께
불타는 풍습이다.
"모든 엄마와 언니, 누나와 딸들은 자유를 열망한다!"
사티를 금지하라. 행동하는 학생들의 글이 멋있다.
다즐링에서 보내는 첫 아침은 히말라야의 일출을 보고
새벽 사원에 들러서 예전에 마셨던 짜이(인도 지방에서 주로 마시는
향신료가 가미된 밀크티)를 찾아보았다.
사원 구석에 매점 비슷한 공간이 있었다.
반가운 마음에 “two 짜이”를 크게 외치고 기다렸다.
인도스러운 컵에 인도분이 타주실 줄 알았는데
사원 안에서 일하시는 분은 네스카페 커피 머신기에서 짜이를 뽑아주신다.
커피 말고 짜이 맞냐고 묻자 짜이가 확실하다면서
건네주신 종이컵에 담긴 짜이. 컵도 네스카페가 아닌 나이스카페다.
그래도 그 새벽에 맛본 짜이 맛은 nice!
다즐링 숙소는 아주 오래된 목조가옥이다. 특히 내 방은 가장 끝쪽 창문으로 온통 둘러싸여 있어서 너무너무 추웠다. 추위에 잠을 설친 덕분에 아침 일찍 일어나서 햇살을 쬐러 아침 산책길에 나섰다.
다즐링 광장은 이곳 사람들에게 휴식처이자 큰 행사를 할 수 있는 장소까지 제공한다. 휴일에는 광장 한가운데 위치한 메인 전광판에 스포츠 중계까지 방영하여 시민들 모두 함께 하는 시간을 마련해준다. 시간과 공간…. 어떤 장소에서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 가. 이른 아침, 다즐링 광장에서 운동을 하거나 짜이를 마시는 이곳 사람들과 나는 같은 장소에 있지만 다른 시간을 보낸다.
다즐링 광장은 이곳 사람들에게 휴식처이자 큰 행사를 할 수 있는 장소까지 제공한다. 휴일에는 광장 한가운데 위치한 메인 전광판에 스포츠 중계까지 방영하여 시민들 모두 함께 하는 시간을 마련해준다. 시간과 공간…. 어떤 장소에서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 가. 이른 아침, 다즐링 광장에서 운동을 하거나 짜이를 마시는 이곳 사람들과 나는 같은 장소에 있지만 다른 시간을 보낸다.
곧 떠나야 하는 여행자의 시간은 짧게 머무르고 다시 어디론가 가야 하기 때문에 더 애틋하다. 이곳 사람들에게는 매일 보는 일상이 여행자의 애틋한 마음으로 바라보기 때문에 더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은 아닐까.
영화 "어바웃 타임"에서 시간 여행을 할 수 있었던 주인공의 깨달음처럼 여행 후 나의 일상도 여행자의 애틋한 눈으로 바라보자. 순간을 소중하게 여기고 음미하자. Carpe Diem!
다즐링 메인 광장 뒤에 있는 산꼭대기 사원에 올라가 보았다.
수많은 바람이 담겨있는 듯한 색색의 소원들.
이들이 써놓은 글씨를 읽을 줄은 모르지만 길 따라 이어져 있는
이 강렬한 천 조각의 색감들 만큼 각각의 간절한 소망들이
이루어지기를 나도 가만히 빌어본다.
부탄으로 입성하는 신성한 날이다.
이른 아침 바스켓에 뜨거운 물을 한가득 담아놓고
몸도 마음도 깨끗하게 목욕재계한다.
(인도의 숙소에서는 뜨거운 물이 종종 나오지 않아서
뜨거운 물이 나올 때양동이에 많이 담아놓아야 한다.
사진 속 큰 양동이와 물을 뜰 수 있는 작은 바가지, 그리고 앉을 수 있는
목욕 탕의자 이 세 가지는 인도 욕실 안에 있는 필수 아이템이다.)
자신의 주장을 공표할 때 하는 아이스버킷챌린지를 나는 이곳 인도 에서
매일 아침마다 한다.
오늘도 Ice가 아닌 제발 Hot 바스켓을 무사히 할 수 있기를 바라며
뜨거운 물이 나올 때 가득 담아낸다.
Hot 바스켓을 하면서 늘 소박한 바람은 오늘 하루도 안전한 여행,
아프지 않고 즐겁고 행복한 하루가 되기를 기도한다.
인도 출국 immigration을 받고자 한 사무실로 들어오니 부탄 가이드 초키가 우리를 반겨준다. 인도에서 부탄으로 넘어가려면 출국 기록장을 작성해서 심사를 받아야 한다. 심사받는 동안 사무실에 걸려있는 부탄 달력이 눈에 띈다. 장소가 장소이니만큼 사진을 찍을 순 없었지만 2016년 한 장으로 만들어진 지난해 달력 제목으로 쓰여 있는 글귀가 눈에 들어온다
"Sustainable development"
지속가능한 발전으로 2016년을 보낸 부탄. 이제 그곳으로 한 걸음 들어간다!
부탄에 왔구나. 드디어. 꿈같은 이 장면에 가슴이 뭉클…. 감격스럽다.
늘 나에게 "Are you happy?"를 묻곤 하던 우리 가이드 쵸키에게 내가 같은 질문을 던졌다.
당연히 늘 행복하다는 쵸키는 자신의 행복은 소녀시대 노래를 들을 때 그리고 그중에서 윤아를 좋아한단다. 윤아와 같은 와이프만 생기면 더 행복해질 것 같다며 해맑게 웃는다.
쵸키에게 행복인터뷰를 통해 늘 행복한 비결을 물어보니 바라는 것을 줄여야 한다고 대답해준다. 아주 쉬운 영어로 심플 라이 프, 심플 하우스 등을 나열하며 TV를 통해 한국을 접해 보면 한국 사람들은 너무 많은 것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한다. 자신이 입은 고(부탄의 전통 남성복)나 카라(여성 전통의상) 모두 심플한 옷이라 이 옷 하나만으로 이불이 되기도 하고 가방이 되기도 한다고 자랑하며 보여준다.
당연히 늘 행복하다는 쵸키는 자신의 행복은 소녀시대 노래를 들을 때 그리고 그중에서 윤아를 좋아한단다. 윤아와 같은 와이프만 생기면 더 행복해질 것 같다며 해맑게 웃는다.
쵸키에게 행복인터뷰를 통해 늘 행복한 비결을 물어보니 바라는 것을 줄여야 한다고 대답해준다. 아주 쉬운 영어로 심플 라이 프, 심플 하우스 등을 나열하며 TV를 통해 한국을 접해 보면 한국 사람들은 너무 많은 것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한다. 자신이 입은 고(부탄의 전통 남성복)나 카라(여성 전통의상) 모두 심플한 옷이라 이 옷 하나만으로 이불이 되기도 하고 가방이 되기도 한다고 자랑하며 보여준다.
오 마이 갓! 정말 쵸키의 고 안에는 마치 주머니 또는 큰 가방처럼 뭐든지 다 들어간다. 수첩, 지갑, 열쇠 등등…. 불룩해 보였던 그의 배는 사실 평소에 필요한 간단한 물품들이었고 그의 두 손은 항상 가벼이 다니고 있었다. 그래, 단순함도 행복의 요소 중 하나다. 복잡한 생각과 복잡한 생활을 줄여나가는 것이 행복의 비결이다. 여행은 일상의 복잡함을 털어내고 오롯이 그 여행에만 집중할 수 있기 때문에 여행을 하면서 행복해지는 건 아닐까 생각해본다.
부탄의 헌법에는 "삼림 면적은 영구히 국토의 60% 를 밑돌지 않도록 해야한다." 는 조항이 있다.
60% 이상을 산림으로 만들고자 하는 창 밖의 부탄 모습이다.
60% 이상을 산림으로 만들고자 하는 창 밖의 부탄 모습이다.
부탄의 수도 팀부로 가는 여정 중간중간 휴게소에 들러주신다. 고속도로도 휴게소도 없기 때문에 급한 볼일은이 자연 속 휴게소에서 해결해야 한다. 나 역시 아늑하고 편안하게 만들어 주었던 장소가 이곳이다. 올라갈 땐몰랐는데 볼일 보고 내려오니 이른 아침 아직 사라지지 않은 초승달이 보인다. 고은 시인님의 시가 생각난다.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그 꽃"

부탄의 수도 팀푸에 와서 처음으로 간 곳이 메인 거리에 있는 post office. 우체국 건물도 고풍스럽다.
기념품 가게에서 만난 아빠와 아들. 가게 중심에 부탄의 왕과 왕비 사진이 걸려있다. 그 사이에 아이 사진도 있길래 주인아저씨의 아들 사진이냐고 물어보니 왕자님 사진 이란다. 거리에도, 가게 곳곳 음식점에도 걸려 있는 이나라의 왕과 왕비의 사진은 권위적이고 무서운 느낌이 아니다. 왕에 대해 얘기할 때 자랑스러워하는 이들의 눈빛을 보면 느낄 수 있다.
부탄 Post office 옆에 있는 기념품 코너에서는 탁상사원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서 우표로 만들어준다. 부탄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팀푸 국립 기념탑(national memorial chorten) 과 호랑이의 둥지라 불리는 탁상사원을 배경으로 한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나만의 우표랄까?
Story Highlights - 부탄 행복인터뷰 여행기 : 1편
-오란주 선생님의 부탄 행복인터뷰 여행기 2편은 다음 호에서 계속됩니다.
-오란주 선생님의 부탄 행복인터뷰 여행기 2편은 다음 호에서 계속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