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AP 특별기고

농업분야 ODA 사업 현황 및
전문가 참여방안 소개



한국국제협력단 경제개발실
이효정 과장
 
나는 ○○분야에서 국내 최고 전문가입니다. □□ 기관에서 30여년 근무했습니다. 못사는 나라에 가서 불쌍한 사람들 도와주고 싶습니다. 내가 좀 알아보니 코이카에서 사업 많이 하던데, 참여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건지 설명해주세요.
국내 ODA 대표기관인 한국국제협력단(KOICA)에서 농업담당 과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저는 이런 민원성(?) 전화를 꽤 많이 받습니다.

그러면 일단 당황스럽지요. ‘어디서부터 어떻게 설명을 드려야하나, 상대가 어디까지 알고, 얼마만큼 경험이 있으며,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고 싶고, 열악한 상황에 어디까지 견뎌낼 수 있을까’ 이런 것을 몇 마디 오가는 속에 파악해서 적절한 답변을 드려야하는데, 늘 그렇듯이 정보를 구하는 쪽과 제공하는 쪽의 수요-공급은 일치하지 않습니다.

이 지면을 통해 위의 질문에 일반적인 수준에서라도 답변을 드리고자 합니다. 특히 저는 우리나라 농업 발전에 헌신해 온 전문가들께서 인생 제 2막을 개발도상국에서 다시 시작하시는데 팁을 드리고 싶습니다.


2017년도 ODA 추진 계획

먼저, 올해 ODA 사업은 어떻게 추진될 것인지 간략히 소개해드리겠습니다.

ODA 지원총액은 꾸준히 증가하여 2017년도 ODA 총규모는 약 2조 7,286억원으로 총 42개 기관(지자체 9개 포함)에서 1,295개 사업이 추진될 예정입니다. 이는 16년과 비교하여 2,892억원, 65개 사업이 증가된 것으로, 유상 對 무상협력간 비율은 약 45:55, 양자 對 다자협력간 비율은 약 81:19(예산액 기준)입니다(<그림 1> 참조).

<그림 1> 우리나라 ODA 지원 총액 변화 추이(2011-2017)
출처: 관계부처 합동(2016.12) ‘17년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


지역별로는 주로 아시아(38.1%), 아프리카(20.1%)에 지원되고 있으며, 중동/CIS 지역 비중이 다소간 증가한 것이 특징입니다(5.4%/‘16년 → 7.5%/’17년).

분야별로는 교통(12.4%), 보건(12.2%), 공공행정(12.1%), 농림수산(9.0%), 수자원(9.9%) 등의 순으로 지원되고 있습니다. 농림수산 분야는 전체 예산 2,119억원으로, 이 중 유상협력분야에서는 8.1%, 무상협력분야에서는 11.5%의 비중을 차지합니다.


전문가 참여 방법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 전문가로써 ODA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개발협력분야 사업은 여러 형태로 구분됩니다. 먼저,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양자사업입니다(Bilateral project). KOICA는 예산이 확정된 사업을 수행하는 기관을 선정하는데, KOICA 조달시스템을 통해 공지가 되지요. 이때의 입찰 자격을 꼼꼼히 살펴보시면 됩니다. 참여기관이나 투입 전문가의 사업참여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선정이 되고, 통상적인 과정은 양자사업, 민관협력사업(대학, NGO) 등도 대동소이 합니다.

이때, 프로젝트에 직접적으로 참여하는 방법은 사업 담당자(PM, Project Manager)로서, 사업참여 경험이 많은 분을 선호합니다. 실제 입찰에 참여하실 경우 PM의 업무 능력이 기술평가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예산과 사업기획이 확정된 상태에서의 상황이고, 사업을 기획하는 단계에서도 참여가 가능하십니다. KOICA 홈페이지상(‘국민마당’)에 게시되는 『사업기획 공모』를 주시하시면, 새로운 사업을 기획하는 단계에서 전문가로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개발도상국에서 요청온 신규 사업에 대한 조사 전문가로 참여하실 때 특정 전공이나 경력을 가진 분을 구체적으로 요구합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KOICA 사업 타당성조사, 모니터링 및 평가 등의 단기간 참여로는 알 수 없는 ‘현장’의 경험이 ODA 사업에 대한 심도 깊은 이해의 첫걸음이라고 믿습니다. 선무당이 사람 잡듯이, 어설픈 한 두 번의 ‘조사 경험’으로는 장기간 현장에서 매일 전쟁처럼 이루어지는 ‘프로젝트’를 온전히 이해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으니까요.

그렇다면, 어떻게 ODA분야에 첫발을 디딜 수가 있을까요?

먼저, 퇴직전후의 전문가들께는 중장기 자문단(World Friends Advisors)을 추천합니다. 한 분야에서 오랜기간 연구와 업무 경험이 있는 분들에게 추천드립니다.

KOICA 자문단 파견사업은 봉사정신을 갖춘 퇴직(예정)자 등 국내 우수 퇴직인력을 적극 활용하여, 수원국의 개발능력 강화 및 제도구축 지원을 목적으로 우리의 개발경험 및 전문지식을 전수하고자 2010년부터 시작된 사업입니다. 통상적으로 6개월에서 1년간 개도국 정부부처 및 공공기관에 파견되어 교육, 농림수산, 보건, 공공행정, 산업에너지 등 실질적인 분야에서 정책자문 및 기술전수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개발도상국의 경제∙사회발전과 빈곤퇴치에 기여하고, 양국 우호협력관계 강화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개발도상국 정부부처(농업분야에서는 우리나라 농림축산식품부, 농촌진흥청 등에 해당)에서 주로 관련 정책의 컨설팅을 위한 인력 지원 요청을 해옵니다. 그러면 외교부(KOICA)에서는 취합해서 공고를 냅니다. 1) 전문가로 KOICA 사업에 참여하시는데 있어서 가장 궁금하신 것이, 첫째는 ‘어떤 일을 할까,’ 두 번째는 ‘경비는 얼마만큼 지원받을까’이겠지요. 아래 <표 1>과 같은 절차를 거쳐 선발이 진행됩니다.

<표 1> KOICA 중장기 자문단 선발 개요
자격요건
  • 해외봉사정신을 가진 관련분야 퇴직(예정) 전문가로서 10년 이상의 실무경력자
  • 최소 6개월 이상의 해외활동이 가능한 심신이 건강한 자
  • 영어로 강의, 자문, 보고서 작성이 가능한자
  • 기타 파견대상국에서 요구하는 자격을 갖춘 자
지원내역
  • 현지생활비 월 4,000불, 현지활동지원비 500불, 출장비(일비, 식비, 숙박비, 교통비 등), 왕복항공료, 기타경비(출국준비금, 보험료, SOS비용, 건강검진, 예방접종료, 여권 및 비자수수료 등)
등록 및
선발절차
  • 모집/선발 : 연 2회(상반기 3월, 하반기 8월)
  • 월드프렌즈 KOICA 자문단 지원서 접수(http://kov.koica.go.kr) ⟶ 서류심사 합격자 발표 ⟶ 선발(면접, 신체검사) ⟶ 공관 의견조회 ⟶ 최종합격자 선정
주요
모집분야
  • 농업(일반), 수산/어업, 임업, 작물재배(일반), 축산 등
선발 기준과 심사 주안점은 무엇일까요?
『중장기자문단 파견사업에 관한 기준(2010년 재정, 2016년 개정, 기준 제 308호)』에 따르면, 선발시 서류심사 합격자에 한하여 면접을 진행하는데요, 기술면접(35점), 일반면접(35점), 외국어면접(30점) 포함 총 70점 이상 득점자 중 고득점자 순으로 선발이 됩니다.

서류심사에서는 학력(40점), 경력(60점)을 심사합니다. 관련경력 25년이상의 경우가 만점입니다. 면접심사 항목을 구체적으로 설명드리자면, 전문성(35점), 인성 및 건강(20점), 현지적응력(15점), 외국어구사력(30점)을 중심으로 평가합니다. 해당 분야에서 오래 근무하신 경험이 물론 중요하긴 합니다만, 이것을 어떻게 개발도상국의 맥락에서 이해하고 적용시킬 것인가는 또 다른 영역이기도 합니다. KOICA ODA 교육원을 통해 일반적인 수준에서 학습을 하시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이렇게 해서 선발, 파견되시면 파견국 해당부처에서 전문 컨설턴트로 활동을 하시게 됩니다. 해당 업무에 대한 보고서를 성실히 작성하셔서 파견국과 KOICA측에 제출하게 됩니다. 파견되신 전문가 중 성과가 우수한 분들은 수원국측 요청으로 파견이 연장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이를 통해 현장의 경험을 축적하신 분들이 프로젝트 사업의 참여전문가로 활동 영역을 넓혀가시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러한 결과가 사실상 중장기 자문단 파견의 의미이기도 합니다.

짧은 소개였지만, ODA 사업에 처음 참여하시고자 하는 전문가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다음 원고에서는 농업분야에서 새로운 형태의 사업은 무엇이고, 어떻게 기획되는지에 대한 소개를 드리겠습니다.
 
1) 자세한 사항은 KOICA 홈페이지(www.koica.go.kr)와 봉사단원 홈페이지(http://kov.koica.go.kr)에 게시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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