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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대학교병원 심장내과 배장환



저는 2011년 8월부터 2013년 7월말까지 미국 펜실베니아주 필라델피아에 있는 템플대학교 의과대학 Center for Translational Medicine (CTM)에서 기초의학 연수를 하였습니다. 필라델피아에는 대표적인 아이비리그 대학인 펜실베니아 대학 (Univ. of Pennsylvania)이외에도 토마스-제퍼슨 대학, 드렉셀 대학, 그리고 템플대학교에 의과대학이 있어 꽤 의과대학이 많은 도시입니다. 템플대학교는 우리나라에서 그리 익숙한 이름은 아니지만 부학장으로 일을 하셨던 의과대학 생리학교실의 Pf. Steven Houser는 심근세포의 칼슘이동과 단일 세포 전기생리학의 대가이며, 현재 미국 심장학회 (AHA)의 회장으로 일을 하고 있고, 제가 일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시고 지도를 해주셨던 Pf. Walter J. Koch는 의과대학 약리학과 CTM의 chief 이시며, 심부전의 발생과 악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GPCR (G protein coupled receptor), GRK (G-protein related kinase), β-arrestin의 신호체계에 대해 20여년간 집중적인 연구를 해오신 분으로 Entrez Pubmed에 검색을 해보면 400여편 이상의 논문을 내신 분으로 현재는 Pf. Steven Houser와 함께 AHA의 기초연구연구회중 가장 영향력이 큰 BCVS (Basic Cardiovascular Sciences)를 이끌어가고 있는 분입니다. CTM은 전형적인 생화학 연구팀으로 구성되어 있고 심부전에서의 GPCR신호체계를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또한 최근에 밝혀진 GPCR 신호체계의 대사질환과의 연관성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연구실은 전형적인 다국적 팀이었습니다. MD-PhD 복합과정에 있는 의대학생도 있고, 영국 멘체스터 출신의 박사학생도 있고, 미국, 이탈리아, 중국, 인도, 파키스탄 등에서 모인 연구원들이 함께 일을 합니다. 지금은 연구소에서 돌아온 지 3년이 다 되어 가는데 동부로 학회를 가거나 방문할 일이 있으면 미리 연락을 해서 연구소를 방문하여 점심을 함께 먹기도 하고 실험 중에 궁금한 점이 있으면 이메일로 CTM 연구원들 에게 연락을 하여 해답을 구하기도 합니다.

연수 동안 저는 생화학보다는 줄기세포에 관한 연구를 수행을 하였습니다. Pf. Koch와 Pf. Houser의 도움으로 β-arrestin Knock-out 생쥐와 야생형 생쥐의 심장에서 심근내 줄기세포 (cardiac progenitor cell)를 분리하고 CPC의 증식, 저산소 상황, 저혈청 배양 환경에서의 생존, 이동, 튜브 형성능 등의 체외실험에 β-arrestin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 가를 연구하고, 생쥐의 심근경색증에 β-arrestin Knock-out과 야생형 CPC를 심근에 주입하였을 때 심근경색증에 연관한 심부전의 회복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를 연구했습니다. 연수를 마치고 귀국을 하고 나서도 우리병원 심장내과의 조명찬 선생님을 비롯한 교수님들의 도움으로 기초 연구를 미약하나마 지속하고 있으며, 특히, 2014년 춘계 심장학회에 Pf. Walter J. Koch께서 초청이 되어 GPCR과 심부전의 관계에 대한 기조 강의를 하셨고, 학회가 끝나고 GIST, KNIH, 그리고 우리 의과대학에서 강의를 해주시는 자리에 함께 할 수 있어 참으로 기뻤습니다. 기초의학 연구는 참으로 어렵고 힘든 길입니다. 비용도 많이 들고 들어가는 노력이나 마음 조림에 비하여 얻는 것이 참으로 적어 연구자로서 괴로운 시간이 큽니다. 그런 생각이 들 때 마다 저는 Pf. Koch께서 해주시던 말씀을 기억합니다. “과학이라는 것은 참으로 힘들고 먼 길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늘 내가 정말 과학을 사랑하는가는 생각해야 합니다. 과학을 사랑하는 진심이야말로 괴로운 길을 가는 우리를 스스로 위로하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그리고, 작은 그룹이든 큰 그룹이든 그룹 안에서 최고가 되기 위하여 늘 노력하십시오.” 이 말이 제 마음에 참으로 와 닿아서 기초의학이든 임상의학이든 힘든 일을 맞닥뜨릴 때 마다 늘 이 격려의 말을 되새깁니다. 이제 자신의 경력을 마치고 다른 곳으로 여러 연구원이 떠났고 그 자리를 새로운 과학자들이 메우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2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함께하였던 괴로움과 환희를 그대로 CTM, 그곳에 묻어두고 있습니다. 혹시 우리 중재학회 회원 중에서 기초의학에 관심이 있으신 분이 있다면 꼭 추천해드리고 싶은 곳입니다.



▲템플대학교 의과대학 Center for Translational Medicine의 마지막 나날,
가운데 분이 나의 멘토이셨던 Pf. Walter J Koch



▲부 필라델피아에 있는 템플의과대학의 전경,
사립이지만 펜실바니아주로부터 도움을 받는 공립학교적 성격을 띠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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