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림대학교 강동성심병원 서원우
급성 심근경색 환자들에서 빠른 관상동맥 중재시술을 통한 재관류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심근손상과 사망률을 줄여주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그렇지만, 역설적으로 경색혈관에 혈류 재개통이 이루어지면서 재관류 손상 (reperfusion injury)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재관류 손상은, 허혈성 손상과 독립적으로 발생하며, 최종적 심근손상의 30% 정도를 기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론적으로 이러한 재관류 손상을 효과적으로 예방하게 되면 심근손상을 5% 내외까지 감소 시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림 1). 아직까지 재관류 손상의 명확한 기전은 알려져 있지 않지만, 다양한 기전이 관여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표적으로 mitochondrial permeability transition pore opening, oxygen free radial 의 과잉 생산, 세포내 칼슘 이온의 과잉, 그리고 중성구와 사이토카인에 의한 심근 염증 활성화 등이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기전들과 연관하여 재관류 손상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임상 연구들이 시행되었기에 소개하고자 한다.
Ischemic conditioning
Ischemic conditioning 은 심근경색에 의한 허혈이 발생하기전 비치명적인 허혈에 수차례 노출됨으로써, 심근이 허혈성 손상에 저항성을 가져 재관류 손상이 적게 발생하는 현상이다. 대표적으로, 이전 불안정형 협심증을 경험한 환자들에서 심근경색에 의한 재관류 손상이 적게 발생하는 현상을 ischemic preconditioning 이라고 한다. 그렇지만 심근 경색 환자들에서 ischemic preconditioning 을 적용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재관류 손상을 줄이기 위해 remote conditioning, postconditioning 방법들이 시도가 되었으며, 소규모 임상연구들을 종합하였을 때 이러한 conditioning 요법이 재관류 손상을 줄여줄 가능성을 보였다 (그림 2). 이러한 방법들의 심근 보호 기전은 명확히 알려져 있지 않지만, 국소적 허혈 손상에 의해 유리된 혈액내 물질들이 다른 장기의 허혈성 손상에 대하여 보호 기전을 보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2010년 Lancet 저널에 333 명의 급성 심근경색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remote conditioning 결과를 발표하였다. 대상자들에게 중재시술 전 상완혈압계를 이용하여 5분씩 네번에 걸쳐 상완 허혈을 유발하여 remote ischemic conditioning 을 시행 후 중재시술을 하였지만, 대조군과 비교하여 임상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보이지 못하였다. 2013년 700 명의 심근경색 환자들을 대상으로 국내 연구진들이 시행한 postconditioning 방법도 임상적으로 유의한 결과를 보이지 못하였다. 2015년 The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저널에 발표된 심장수술 환자들을 대상으로 시행한 두개의 큰 임상연구들도 모두 remote ischemic conditioning 의 효과를 입증하지 못하였다. 이처럼 ischemic conditioning 은 동물 실험이나 작은 규모의 임상 실험에서 효과가 있다는 보고가 있으나, 아직 큰 규모의 무작위 배정에서는 그 효과를 입증하지 못하였다.
Drugs for reperfusion injury
재관류 손상을 줄이기 위하여 중재시술 전후로 다양한 약물들이 동물실험과 임상연구에서 시도가 되었다. 이러한 약제들 중에서 상대적으로 대규모 임상연구가 이루어진 약제들은 glycoprotein IIb/IIIa inhibitor, adenosine, cyclosporine, erythropoietin 등 이다. Glycoprotein IIb/IIIa inhibitor 는 혈소판 응집을 억제 하면서, 미세혈관 손상과 재관류 손상을 줄여 줄 수 있을 가능성을 보였으며, 대규모 연구에서도 심근경색 환자들의 사망률과 예후를 개선시키는 것이 확인 되었다. 그렇지만 이러한 효과가 단순히 혈소판 응집을 억제한 결과인지 또는 재관류 손상을 줄여 주었기 때문인지는 불분명 하다. Adenosine 은 직접적으로 혈관 확장효과와 심근 보호 효과를 가지기 때문에, 재관류 손상을 줄여줄 것으로 기대되어 다양한 임상 연구들이 진행이 되었다. 그렇지만, 2005년 발표된 2118 명의 심근경색 환자들을 대상으로 시행된 AMISTAD-II 연구에서, 일부 환자들에서 심근경색의 크기를 줄여 주었지만 임상적 예후 호전을 보이지는 못하였다. Cyclosporine 은 재관류 손상의 가장 중요한 기전 중에 하나인 mitochondrial permeability-transition pore opening 을 억제하기 때문에, 재관류 손상을 감소시킬 것으로 기대된 주요 약제 였으며, 다양한 동물 실험과 작은 규모의 임상 연구들에서 그 효과를 입증 하였다. 그렇지만, 2015년 The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저널에 발표된 CIRCUS 연구에서 심근경색 환자들에서 cyclosporine 정맥 주사가 환자들의 임상경과와 좌심실 리모델링을 줄여주지 못한다고 발표 하였다. Erythropoietin 도 동물실험에서 재관류 손상을 줄여 주는 것으로 확인되어, 다양한 임상 연구들이 진행 되었으나 현재까지도 대규모 임상연구에서 증명되지는 못하였다.
결론
급성 심근 경색 환자들을 중재시술을 통하여 성공적으로 재관류 치료를 시행하여도,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재관류 손상은 단기적으로 환자들의 사망률을 증가시키고 장기적으로 심부전 등으로 인하여 지속적인 문제를 유발하게 된다. 이러한 재관류 손상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연구들이 시도 되었으나, 현재까지 대규모 임상연구에서 효과를 증명하지는 못하였다. 그렇지만 심근 경색 환자들의 예후와 직접적 관련이 있는 재관류 손상을 줄이기 위한 노력과 연구들이 계속되어야 할 것이다.
그림 1. 심근 경색에서 심근 재관류 손상. (NEJM 2007;357:1121-1135).
그림 2. 소규모 연구들을 종합한 postconditioning / remote conditioning 의 심근 보호 효과.
(Circ Res 2013;113:439-4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