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8월부터 1년간 미국 코네티컷 주의 Farmington에 위치한 UCONN Health에 연수를 다녀왔습니다. 코네티컷 주는 뉴욕과 보스턴의 중간에 위치해 있고, 미국에서 세 번째로 작은 주입니다. 대부분 코네티컷 주는 잘 모르더라도 Yale 대학은 알고 계시는데, Yale 대학이 코네티컷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저희 대학 출신으로 UCONN Health에서 조교수로 계신 이주용 선생님께서 저를 1년간 지도해 주셨고, 말초 동맥 시술과 정맥 기능 부전에 대한 검사와 시술에 대해 가르침을 받았습니다. 여러 증례를 경험하면서 다양한 검사와 시술 방법을 터득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UCONN Health 안에 Jackson Lab도 같이 있습니다. Mouse model로 유명한 Jackson Lab은 메인 주에 있고, Farmington에 있는 Jackson Lab은 주로 genomic medicine에 대한 연구를 한다고 합니다. 한국 출신 Hoon Kim 교수님이 cancer computational biology를 연구하고 계시고, 저와 비슷한 시기에 연수 나오신 서울대 외과 교수님이 Dr. Charles Lee 밑에서 일을 하고 계셔서 Jackson Lab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Farmington 지역은 교외라 사람은 적고 주변이 온통 산과 들 뿐입니다. 주변에 골프장이 많은데, 제가 있던 기간 중 PGA가 개최되기도 했습니다. 저는 골프에 관심이 없어서 좋은 환경을 활용하지 못했지만, 골프를 좋아하시는 분에게는 최고의 연수 기관이 아닐까 싶습니다. 근무가 있는 날 오후나 주말에는 시간이 많아 취미 생활이 필요했는데, 저는 암벽 등반에 취미가 있어서 주로 운동을 하고, 남는 시간에는 조각을 했습니다. 처음에는 어설펐지만 1년간 조각을 하다 보니 제법 근사한 작품도 만들 수 있는 실력까지 되더군요.
저희 아이들이 중학교 3 학년, 초등학교 6 학년이다 보니 학기 중간에 결석을 하면서까지 여행을 하기는 어려워서 아이들의 방학기간에 맞추어 7월부터 미국을 종주하고 귀국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저의 여행 목적은 미국 국립 공원을 최대한 체험하기 였습니다. 원래는 캠핑으로 모든 일정을 만들려고 했으나, 캠핑카의 랜트비가 부담이 컸고, 체력적인 부담도 있어서 미국에서 타던 차를 타고 이동을 하고, 숙박은 주로 Inn and Suite에서 해결하였습니다. 총 40일 정도의 여행기간동안, 약 10000 마일의 거리를 주행했고, 워싱턴 DC, 애틀랜타, 올랜도, 키 웨스트, 뉴올리언스, 그리고 휴스턴을 경유해 서부 지역으로 들어가서 그랜드 서클이라고 불리우는 미국 4대 캐년을 거쳐 Yellowstone까지 방문하고 최종적으로는 LA에서 귀국을 했습니다. Yosemite도 방문 예정이었으나 당시 산불로 입산 통제되어 취소하고 말았습니다. 여행 기간 중 대략 10 군데 정도의 국립공원을 방문한 것 같습니다. 각 국립공원 마다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 중에서 추천하라고 한다면 Carlsbad Caverns, Yellowstone, 그리고 Sequoia을 뽑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Carlsbad Caverns의 big room은 풋볼 경기장 6개 정도가 들어갈 수 있는 크기의 동굴인데, 한 번 방문해 보면 다른 동굴이 너무 시시해 보이게 됩니다. Yellowstone은 미국의 첫번째 국립공원인데, 방문하려면 이동에만 이틀은 잡아야 합니다. 그래도 시간을 투자해서 꼭 방문하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대자연의 아름다움과 야생 동물, 특히 바이슨(버팔로)과의 조우는 다른 곳에서 경험해 볼 수 없는 좋은 추억을 제공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Sequoia에서는 꼭 캠핑을 권합니다. 대원시림에서 바라보는 은하수는 절대 잊을 수 없습니다.
솔직히 연수 기간 중에는 지루해서 하루 빨리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었는데, 막상 한국에 돌아와 일상으로 복귀하니 여유롭던 그 시절이 그립습니다. 여행 기간 동안은 피로로 힘들고 이 힘든 여행을 왜 하는가 의문이 들기도 했는데, 사진들을 보고 있으니 참 아름다운 장소들을 방문했던 것 같습니다. 이런 기회를 갖게 해준 여러 선생님들 그리고 힘든 시기를 함께 극복한 가족들에게 감사를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