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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y 2021

M&A Insigh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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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투자
전성시대와 M&A

티에스인베스트먼트 투자본부 장종민 상무

  • · 現 (주)티에스인베스트먼트 투자본부 상무
  • · 前 삼일회계법인 회계사
  • · 前 SKS PE
  • · 前 IBK기업은행 사모투자부
  • · PEF, 중소M&A 투자 13년 경력

벤처투자 전성시대다. 지난 1월 중소벤처기업부는 “코로나19도 벤처투자 열기 막지 못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에서 ’20년에 역대 최대 벤처펀드 결성(6.5조원)에 이어 벤처투자도 역대 최대인 4.3조원이 집행됐다고 밝혔다.


벤처투자 급성장의 배경에는 저금리 장기화에 따른 대체투자 수요 증가, 정부의 벤처투자 활성화 정책, 국내 벤처기업의 성장성 입증 등이 있다. 이러한 요인들의 향후 전망을 생각해 보면 벤처투자시장의 호황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인구 고령화, 기존 중후장대 산업의 생산성 저하 등으로 한국 경제의 저성장, 저금리 기조가 고착화되어 대체투자 수요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이고, 정부도 경제 신성장동력 발굴의 일환으로 혁신금융(벤처투자 포함)의 확산을 적극 지원하고 있고, 신생기업이 다수 포진한 4차산업에 대한 잠재적 투자 수요는 풍부한 편이다.

하지만 벤처펀드의 속성상 급성장한 벤처투자는 언젠가는 회수가 되어 펀드 출자자들에게 분배가 되어야 벤처펀드 결성 -> 벤처 투자 -> 회수의 선순환 체계가 유지될 수 있다. 최근에는 IPO 시장이 호황을 보이고 세컨더리 펀드 또한 예전보다 활성화되면서 투자회수 시장도 원활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국내 벤처투자 시장은 해외 선진국과 비교할 때 투자회수 방법이 기업공개(IPO)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특징이 있다.


국내 증권업계에는 ‘IPO는 타이밍’이란 속설이 있다. 최근에는 ‘공모주=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00%, 이후 상한가)’이라는 공식이 투자자들에게 인식되면서 공모주 투자가 ‘저위험 고수익’으로 인식되고 있으나 불과 2~3년 전만 하더라도 공모주 투자가 ‘고위험 저수익’으로 악명 높았던 적이 있듯이 국내 IPO 시장은 ‘과열->냉각->회복’의 주기를 반복해 왔다. 지금은 마치 호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언젠가는 냉각의 시기가 올 것이고 급증한 벤처투자는 큰 소화불량을 일으키며 벤처 생태계가 크게 흔들릴 수도 있다. 따라서 국내 중소벤처기업 M&A 시장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 최근 5년 벤처펀드 결성실적(억원)

· 최근 5년간 벤처투자 실적(억원)

출처 : 중소벤처기업부 보도자료(’21.01.28)

M&A는 벤처투자 회수경로의 중요한 수단이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기업의 성장동력 확보 방안이자 혁신기술과 핵심인재 유치 방안이고 부족한 자본과 경영능력을 가진 기업의 구조조정 방안이다. 벤처투자 회수경로 활성화를 위한 당위와 관계없이 중소벤처기업 M&A는 향후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먼저 인수 주체로서의 대기업의 인식 변화가 보인다. 국내 대기업이 중소벤처기업 인수에 소극적인 이유로는 자신들이 가진 자본과 인력을 앞세워 내부에서 해결하려는 경향, 즉 중소벤처기업의 성과와 지적재산권을 평가절하하는 문제가 있다. 하지만 최근 신세계그룹이 패션플랫폼 W컨셉코리아를 인수하고 롯데그룹이 당초 자체적인 이커머스 구축 시도를 하다가 온라인 유통 경쟁에서 크게 뒤처지며 최근 중고나라 인수 시도를 하는 것 등에서 인식 변화를 볼 수 있다. 코로나19로 급가속된 4차 산업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매일같이 혁신적인 기술이 등장할 정도로 빠르게 변화하는 산업 환경은 기업들로 하여금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남보다 한발 더 빠르게 움직이도록 재촉하고 있고 이에 M&A 만큼 적합한 전략이 없기 때문이다. M&A는 자체적으로 신규 시장에 진출하는 ‘그린필드’ 전략 대비 무엇보다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PEF의 움직임도 눈에 띈다. 국내 M&A 시장의 큰손인 대형 PEF들은 사업의 안정성이 상대적으로 약하고 투자금액 대비 작지 않은 사후관리 부담으로 중소벤처기업 인수보다는 대기업, 중견기업 인수에 공을 들인다. 물론 최근에는 PEF 시장의 확대와 함께 중소벤처기업 M&A를 전문으로 하는 중소형 PEF 시장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눈에 띄는 것은 PEF 투자 포트폴리오를 통한 볼트온 전략이다. 볼트온은 인수한 기업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그 외 연관기업을 추가 인수해 시너지를 일으키는 전략이다. 엘리베이션PE(구 로하틴그룹)가 치킨프랜차이즈 브랜드 BHC를 인수한 이후 큰맘할매순대국, 창고43, 그램그램 등을 연달아 인수하며 기업가치를 올린 것이 좋은 사례다. PEF 시장이 고도화되면서 볼트온 전략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PE 운용사들이 증가하고 있다.


대형화된 벤처기업이 스타트업을 인수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유니콘(기업가치가 10억 달러 이상인 스타트업 기업을 지칭하는 말)으로 평가받는 야놀자는 처음에는 숙소 검색서비스로 출발했다가 모텔 예약서비스와 여가활동 전반을 책임지는 플랫폼으로 확장하면서 호텔나우, 레저큐, 우리펜션, 한국물자조달 등을 인수했다. 공유 자동차플랫폼인 쏘카는 모빌리티 전반에 걸친 생태계 구축을 위해 라이드플럭스, 차케어, 일레클에 투자하고 VCNC와 폴라리언트를 인수했다. 대형화된 벤처기업의 CVC(Corporate Venture Capital) 설립 열풍도 중소벤처기업 M&A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1위 창업 중심지로서 전세계 유니콘 가운데 3분의 1을 키워낸 산실, 미국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 생태계 발전에 가장 결정적 역할을 한 요인은 활발한 M&A 덕분이라는 평가가 있다. 모처럼 맞이한 벤처투자 전성시대다. 국내 중소벤처기업 M&A 활성화를 통해 활발한 창업 생태계가 지속 확장되고 그 안에서 수많은 유니콘이 탄생하여 우리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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