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ap 톡!톡!

KAPEX 현지연수, 워크숍에 다녀와서
– 국별 정보의 체계성을 위한 제언 -

 

협성대학교 지역개발학과
고 순 철 교수

 

그 동안 주로 한국국제협력단의 ODA 사업과 관련하여 사전 조사, 실시협의, 사후평가 등에 참여해오다, 이번에 처음으로 KAPEX 사업의 일환으로 모잠비크를 다녀올 수 있었다. 프로젝트 위주의 사업과는 다른 유형의 사업 경험을 가지게 된 것은 개인적으로도 큰 의미를 가질 수 있었던 경험이었다.

이번 KAPEX 사업은 모잠비크 농촌지도사업의 진흥을 위한 한국의 경험을 공유하는 것이 주 내용이었고, 강의와 워크숍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이번 출장은 갑작스런 접촉으로 이루어지기도 했지만, 강의를 위한 영문 원고 작성 때문에 모잠비크에 대한 기본 정보는 물론 그 나라의 농촌지도사업에 대한 아무런 배경도 없이 참여하는 우(?)를 범하게 되었다.

ODA와 관련하여 출장을 다닐 때 마다 항상 수원국에 대한 정보를 하나하나 찾아 정리하고 이해하는 일은 보통의 일이 아니다. 특히 농업 및 농촌개발 분야는 다른 영역의 사업에 비해 대체로 정보 접근성이 낮고, 사업 성격상 종합적인 접근을 고려하기 때문에 관련 분야에 대한 현상과 변화 상황에 대한 이해는 사업 설계와 실행 과정에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연구자들에게 정보의 중요성은 굳이 강조하지 않더라도 잘 알고 있는 바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ODA 사업에 있어서 정보가 갖는 중요성은 ① 대체로 파견되는 전문가들이 지역 전문가이기보다는 주제별 전문가이기 때문에 현장 정보가 중요하고, ② 국민의 세금으로 지원되는 사업이기 때문에 성공적으로 운영되어야 한다는 책무성이 뒤따르고, ③ 대체로 짧은 시간의 조사를 통해 전체적인 사업의 방향이 정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수원국의 관련 사업에 대한 정보의 공유는 관련 분야 전문가들의 관점을 객관화시켜주는 것은 물론이고 사업의 성패에 큰 영향을 준다고 할 수 있다.

특히 넓은 관점에서 볼 때 기술협력 사업으로 볼 수 있는 KAPEX 사업이 진정한 의미의 개발협력 사업이 되기 위해서는 “수원국을 위해서가 아니라, 수원국과 함께 하는(not for them, but with them)” 정신으로 사업에 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나라의 해당 분야 주제 전문가일지라도 관련 주제에 대해 수원국의 현상을 알고 접근하거나, 아니면 수원국 스스로 협력 사업을 주관하여 역량을 강화시키면서, 필요에 따라 자문을 하는 촉진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자칫 “우리의 경험만이 최고이다”라는, 전문가들이 가장 피해야 할 오만에 빠질 수 있다. 다행히 이번 모잠비크 KAPEX 사업의 경우에는 수원국에서 연수와 워크숍을 조직하도록 하고, 필요한 분야에 우리 측의 강의와 자문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조직되었다. 다만, 앞서 이야기 하였듯이, 모잠비크의 농촌지도사업 현황에 대한 사전 지식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강의와 질의‧응답을 하는 과정에서 우리 측의 경험 위주로 설명할 수밖에 없었던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사전에 국별로 경험 공유 분야가 정해지는 KAPEX 사업의 경우, 파견 전문가들을 위한 정보가 사전에 습득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그리고 날로 확산되는 우리나라의 ODA 사업의 효과성 제고, 특히 전문성이 요구되고, 우리나라와는 기후조건도 다른 농업 및 농촌개발 분야의 효과성 제고를 위해 국별 정보가 어느 한 곳에서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하는 아쉬움에서 하나의 아이디어 차원에서 제안하고자 한다. 첫 번째 방법은 우리나라 ODA 관련 기관들이 수행했거나 하고자 하는 농업 및 농촌개발 분야의 각종 보고서 및 자료를 한 곳으로 의무적으로 제출하도록 하고, 이를 데이터베이스로 제공하는 방법이다. 이를 위해서는 ODA 사업의 전반적인 현황 파악이 어려울 정도로 다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 및 민간 NGO 도 참여를 하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두 번째 방법은 주요 수원국가별로 1~2개 나라에 대한 농업 및 농촌개발 분야 정보를 대학별로 맡아서 정리를 하는 방법이다. 물론 주관 기관에서 습득하는 정보와 유형 분류에 대해 표준적인 기준을 세우면 더욱 좋을 것이고, 국별 정보 수집을 맡은 기관에서는 매월 단위로 세계 각국의 공여국가 및 기관들의 데이터를 포함하여 업데이트하는 노력을 하여야 할 것이다.

이러한 두 가지 방법이 어느 한 기관에서 주도하여 수행하고, 데이터베이스를 제공할 때 정보의 축적이 이루어지고, 결과적으로 사업의 효과성을 제고할 때 기여할 수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출장을 다녀올 때마다 습득된 자료와 정보가 자기만 활용하게 되는 현재의 방식으로는 항상 심층적인 접근보다는 전문가 개인의 의견이나 경험 그리고 능력에 좌우되는 ODA가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제안을 해보는 바이다. 오늘도 오지를 마다하지 않고 기꺼이 다녀오시는 ODA 전문가들을 건승을 빌어봅니다.


* 이 글은 필자 개인의 의견이며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공식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맨위로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