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 in KSIC / 아슬아슬 했지만 행복했던 볼티모어에서의 1년

People in KSIC

아슬아슬 했지만 행복했던 볼티모어에서의 1년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송영빈

저는 2015년 6월부터 2016년 6월까지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에 있는 Johns Hopkins Hospital에서 연수를 하였습니다. 평소에 Biostatistics에 관심이 많았던 저는 이번 연수를 기회로 제대로 공부해보고자 하는 생각으로 Johns Hopkins Bloomberg School of Public Health의 public health 석사 과정에 지원하여 공부를 하였습니다. Johns Hopkins Bloomberg School of Public Health는 Epidemiology와 Biostatistics와 관련하여 세계 최초의 교육기관이자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기관입니다. 실제로 제가 있었던 2016년이 개교 100주년인 해였습니다. 미국에서 관련 예산의 20%를 독식할 정도로 압도적인 경쟁력을 가지고 있으며, 1994년 이래 단 한번도 세계대학 평가에서 1위를 놓친 적이 없을 정도입니다. 근무하고 있는 faculty 숫자만 1400명에 이르고 현재 81개의 나라에서 온 다양한 background를 가진 2500여명의 학생들이 수학하고 있고, 전세계적으로 130여개의 나라에서 Epidemiology 관련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제 멘토였던 Dr. Eliseo Guallar는 지금은 Epidemiology 교수이지만 본국인 스페인에서 cardiology를 전공하였고, 저희 삼성서울병원에 자주 강의를 하러 와서 친분이 있었기 때문에 제 연수를 부탁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그 당시에는 Johns Hopkins Hospital의 Cardiology도 경험해 보고 싶은 마음에 연결을 부탁해 Cardiac imaging분야의 대가인 Dr. Joao Lima를 소개 받아 Cardiac imaging Lab에서도 같이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얻기도 했습니다. Dr. Joao Lima는 Imaging계의 Framingham study라고 불리우는 MESA (Multi-Ethnic Study of Atherosclerosis) registry를 NIH-fund를 받아 수십 년간 진행해 오고 있으며, 현재까지 800편이상의 Imaging 관련 SCI 저널을 publish한 대가 중에 대가입니다. Dr. Joao Lima의 배려 아래 Multinational, multicenter trial인 CORE320 이라는 trial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이 연구는 Coronary CT angiography, CAG, SPECT, Perfusion CT 등 multi-imaging modalities를 시행한 CAD 환자를 대상으로 하여, imaging modality간의 diagnostic accuracy를 비교한 연구로 저는 매일 오전 석사 수업이 끝난 뒤에 오후에 Coronary Angiography 정성적/정량적 분석을 담당하여 분석을 진행하였습니다. 실제 Imaging 관련 randomized clinical trial이 진행되는 과정을 경험해 볼 수 있는 둘도 없는 기회였던 것 같습니다.

Johns Hopkins Hospital이 있는 볼티모어는 메릴랜드 주에서 가장 큰 도시로 미국에서 오래된 도시 중 하나답게 공공 건축물이 고풍스럽고 아름다우며, 피바디 음대, 존스홉킨스대학교 등 13개의 대학교가 있는 교육도시이기도 합니다. 미국인들이 사랑하는 대표적인 야구장 중 하나인 Camden Yards도 있고, 이 야구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오리올스 구단에는 우리나라 선수인 김현수 선수가 뛰기도 했습니다만 제가 있을 당시에는 시범경기에서 너무 성적이 좋지 않아 실제 뛰는 것은 보지 못했습니다. 도시는 너무 아름답고 사람들도 다 친절하지만 유일하게 안 좋은 점이 바로 치안입니다. 어떻게 보면 가장 중요한 것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만. 볼티모어의 별명 중 하나가 The Murder Capital of the United States인데, 미국에서 치안이 안좋기로 1-2위를 다투는 도시이다 보니 그런 것 같습니다. 최근에는 조금 나아진 모습을 보이고 있고, 다행히 존스 홉킨스 대학의 주변 지역은 치안 관리가 잘 되어 있어 안전하나 2-3 블록만 걸어가면 빈민가가 나오기 때문에 각별히 유의해야 합니다. 실제 총격사건 때문에 퇴근길에 극심한 차량 정체도 당해보고, 시내 골프장 페어웨이에서 마약중독자가 비틀거리며 지나갈 때까지 기다리기도 했지만, 주변 거리가 익숙해지고 큰 길로만 다니면 별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에 큰 사고(?)없이 연수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벌써 그곳에 다녀온 지가 2년이 넘었습니다. 매일 출퇴근하던 도로 번호도, 살던 집 주소도, 친절히 대해주던 병원직원 이름도 이제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그 맑은 하늘과 아름다운 도시의 건물들, 가족과 함께 했던 행복한 기억들은 제가 남은 생을 살아가면서 힘들 때마다 꺼내 보는 꿈 같은 추억이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