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 위스키에 대한 짧은 종설

CULTURE

위스키에 대한 짧은 종설



을지대학교 을지병원 유승기

서론

외국 영화 등을 볼 때 위스키는 고급스러움을 상징하는 소품으로 나오곤 한다. 대개는 크리스탈잔에 조금 따라서 음미를 하면서 마시는 장면을 보여준다. 우리 나라에서도 비싸고 고급스러운 술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한편으로는 폭탄주를 만드는 재료로 주로 쓰이면서 음미를 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었던 것도 사실이다. 최근 싱글 몰트 위스키 붐으로 듣도 보도 못한 다양한 개성의 위스키가 나와 있고 진지하게 접근하는 이들도 많아졌다. 하지만 위스키의 정의라든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무엇을 싱글 몰트라 하는지 그야말로 평생 마셔왔지만 이 술의 정체가 무엇인지 정확히 아는 사람도 많지 않다. 이 종설을 통해 위스키의 정의 만드는 법 및 다양한 위스키들의 특징에 대해 간략히 고찰하고자 한다.

1. 위스키의 정의

보리, 옥수수, 호밀 등의 곡류를 발효한 후 증류하여 숙성 시킨 술을 지칭한다. 우리나라 주세법상 위스키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1) 발아된 곡류와 물을 원료로 하여 발효시킨 술덧을 증류하여 나무통에 넣어 저장한 것
2) 발아된 곡류와 물로 곡류를 발효시킨 술덧을 증류하여 나무통에 넣어 저장한 것



처음 아일랜드에서 켈트인이 만들었다고 알려져 있는데 켈트어인 Uisce(Uisge) Beatha (생명의 물) 가 영어화 되면서 위스키로 변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보통 아일랜드와 미국에서는 Whiskey로 표기하나 그 외의 지역에서는 Whisky로 표기하고 있다. 스카치 위스키는 위스키의 대표라 할 수 있는데 15세기부터 스코틀랜드의 하이랜드에서 부터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위스키 특유의 투명한 호박색이 만들어진 데는 증류주의 높은 주세을 피하기 위해 초기 위스키 밀조자들이 셰리주의 빈통에 넣어 보관했는데 나중 통을 열어보았더니 독특한 향취의 호박색의 위스키 특유의 색과 맛이 만들어 져서 그 이후 통에 넣어 숙성하는 방법이 사용되었다는 얘기도 전해진다.

2. 제조과정

제조는 Malting이라고 하는 보리에 적절한 온도를 가해서 적당히 발아가(germination) 되도록 해주는 과정부터 시작된다. 맥주를 만들 때도 이와 같은 과정을 거친다. 보리가 충분한 양의 당분과 효소를 함유하도록 해준다. 맥아는 가마로 옮겨서 토탄불로 훈연한다. 토탄은 일반적인 석탄보다 맵고 기름기가 많은 연기를 내는데 이 연기가 맥아에 배이게 되면 특유의 스모키한 향을 형성하게 되는데 몰트 위스키의 독특한 맛은 여기에서 주로 만들어지게 된다. 스코틀랜드 생산되는 싱글 몰트 중 Laphroaig, Lagavulin, Ardbeg 등은 호불호가 갈리는 크레졸향의 강렬한 향취가 나는 것으로 유명한데 이는 이들이 만들어지는 Islay 섬에서는 몰트 건조 시 상당이 많은 이탄 (Peat)이 쓰이며 바닷바람에 맥아가 지속적으로 노출되어 이러한 향이 맥아에 스며들기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그 다음 단계로 맥아를 갈아주는 milling 과 맥아의 전분으로 당으로 바꾸기 위해 분쇄된 맥아에 적절한 온도의 물어 부어 담금작업이 있고 그 다음 발효과정을 거친 후 증류를 하게 된다. 증류는 높은 도수의 알코올을 얻는 과정인데 1차 증류기인 워시 스틸에서 물보다 먼저 기화된 알코올을 모아서 냉각하면 알코올함량 20%의 로우 와인이 만들어 지게 되며 이를 2차 증류기인 스피릿 스틸에서 중류하게 되면 65-70도 정도의 고농도의 알코올이 얻어지게 된다.(그림1)
 
그림1. 리스본의 전차 (조상호 촬영. 2018년 5월)

그림 1. 싱글 몰트 단식 증류기 ; 왼쪽 Wash still / 오른쪽 Spirit still , 산토리 위스키, 야마자키 증류소

 
증류기는 단식 증류기와 대량으로 증류를 할 수 있는 연속식 증류기(발명자 이름을 따서 Coffey still 이라고도 함)가 있다. 단식 증류기를 사용한 증류법은 많은 이물질이 잔존하고 이들이 오크통에서도 함께 숙성되어 독특한 향취를 가지게 되는 것이 특징으로 싱글 몰트 위스키를 만드는 경우 사용된다. 연속기의 경우 순도 높은 원액을 대량으로 만들 수 있지만 발향 물질이 적어 개성이 약한 위스키가 만들어진다. 그레인 위스키를 만드는 경우 주로 쓰인다.(그림2)
 
그림1. 리스본의 전차 (조상호 촬영. 2018년 5월)

그림 2. Coffey still : 연속식 증류기 모형 , 니카 위스키 요이치 증류소

 
숙성은 증류된 위스키를 통(CASK)에 넣어 숙성시켜주는 과정을 말한다. 대개 위스키 라벨에 붙은 연도는 (12.15.17,21,30년) 병입되기 전 통에 있었던 기간을 지칭하게 된다. 대개 숙성 기간이 길수록 가격이 올라가는데 오래 통에 있다 보면 일정 량이 증발되어 사라지는 즉 Angel’ share 가 나타나게 된다. 위스키의 색은 시간이 지날수록 진해진다. 대개 17년을 기점으로 상당량이 증발되고 산패되어 병입 가용 양이 급격하게 줄게 되는데 위스키 가격이 20년을 넘어가게 되면 기하급수적으로 비싸지는 요인 중 하나이다. (그림 3,4)
 
그림1. 리스본의 전차 (조상호 촬영. 2018년 5월)

그림 3. 통 숙성 기간에 따른 위스키 색의 변화 , 숙성이 거의 되지 않은 경우 소주와 같이 투명한 색이며 시간이 지날수록 진한 갈색으로 변하게 된다. 산토리 위스키 야마자키 증류소 샘플

그림1. 리스본의 전차 (조상호 촬영. 2018년 5월)

그림 4. Angel’s share; 시간이 지날수록 일정량 이상 증발하게 되어 20년이 넘어가게 되면 병입하여 시판할 수 있는 양이 매우 적게 된다.

 
3. 위스키의 종류

1) 스카치위스키

스코틀랜드에 있는 증류소에서 곡물을 당화 발효 증류 병입해야 하며 700리터를 초과하지 않은 오크통 (CASK) 에서 최소 3년이상 숙성해야 스카치위스키라고 붙일 수 잇다.

2) Single Malt, Single Grain, & Blended

-Single Malt (싱글몰트)

한 증류소에서 단식 증류기로 맥아만 사용하여 만든 위스키를 지칭한다. Single Malt가 유행하기 전에는 Blended whisky를 만드는 재료로 많이 쓰였다. 강한 개성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아 호불호가 갈릴 수 있기도 하다.

최근 싱글 몰트 위스키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여러가지 형태로 상품화 되고 있는데 숙성통에서 꺼내서 어떻게 병입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시판되고 있다.

Single CASK : 다른 통과 섞지 않고 한 통 안에서만 나온 것을 병입한다. 같은 증류소라도 맛이 달라질 수 있다.

CASK Strength: 대개 캐스크에서 나온 원액은 40도 보다 높은 도수를 가지고 있어 물을 첨가해 도수를 맞추는 과정을 거쳐서 병입하게 된다. Cask strength는 통에서 나온 원액을 바로 병입하는 것으로 일반적인 위스키 보다 도수가 높으며 병에 따라 도수가 일정하지도 않다.

-Blended Malt (블랜디드 몰트)

Pure malt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2개 이상의 증류소에서 생산된 몰트위스키를 혼합하여 만든 위스키를 말한다.

-싱글그레인

그레인 위스키는 여러 곡물(grain; 옥수수, 호밀, 보리 등)을 사용하여 만드는 위스키를 말한다. 보통 연속 증류기를 사용하며 싱글 그레인 위스키는 하나의 양조장에서 만들어진 그레인 위스키를 말한다. 대개의 경우 블렌디드 위스키의 재료가 되기 때문에 이러한 이름으로 나오는 위스키는 흔하지 않다.

-블랜디드 그레인 위스키

두 군데 이상의 증류소에서 만들어진 그레인 위스키를 섞어서 만든 위스키를 칭한다.

-블랜디드 위스키

우리가 싱글 몰트 위스키를 접하기 전에 마셨던 스카치 위스키들-발렌타인, 시바스 리갈, 죠니워커 기타 등응-은 거의 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한 개 이상의 싱글 몰트 위스키와 싱글 그레인 위스키를 혼합하여 만들어지며 이의 배합을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사람을 Master Blender라 하는데 맛을 결정하는 핵심이라 볼 수 있다.

3) 미국 위스키 (Whiskey)

버번(Bourbon) 위스키가 미국을 대표하는 위스키라 볼 수 있으며 옥수수가 주 원료이다. 버번 위스키라는 이름을 붙이려면 미국에서 생산되어야 하며 51% 이상의 옥수수를 사용해야 하고 새 오크통에서 2년이상 숙성되어야 한다. 51% 이상의 호밀을 쓰는 Rye Whisky, 51% 이상의 밀을 사용하는 Wheat whiskey가 있다.

마치며

위스키는 양조자의 특성, 블렌더의 특성에 따라 매우 다양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개성 강한 싱글 몰트가 가장 고급이라고 여길 수도 있지만 잘 조화된 수준 높은 블렌디드 위스키 역시 훌륭한 가치를 가지고 있어 어디까지나 개인의 취향의 세계라고 볼 수도 있겠다. 한잔을 마시더라도 마시는 위스키의 독특한 개성을 알고 이를 음미하면서 한다면 즐거움이 배가될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