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Feature
당신은 보스입니까, 리더입니까?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강남세브란스병원 이병권
보스 (Boss)와 리더 (Leader)에 대한 단상은 오래된 이야기입니다. 두 단어를 정의해 보자면 ‘조직내 하급직원에 대한 무한 명령적 실권을 쥐고 있는 상사’ 와 ‘조직을 이끌어 가는 중심적인 위치에 있는 사람’ 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보스는 근대 네덜란드어에서 계파 조직간 기원한 명사이고 리더는 ‘앞에 서다, 따라오게 하다’ 라는 뜻의 동사 고대 게르만어 Lead의 명사형입니다. 많은 조직에서 직급이 높은 사람들이 스스로 보스로 살면서도 자기는 리더라는 착각을 하기도 하지만, 보스와 리더는 분명히 다릅니다. 때로 리더가 아닌 보스를 만나면 하급직원이나 동료들이 매우 불편하고 조직의 성장이 어렵게 됩니다.
리더가 아닌 보스는 명령하고 평가하기를 좋아하며, 조직을 움직이는 동력으로 두려움을 활용하고, 자신은 큰 그림을 그린다 말만하고 직접 나서는 경우가 없으며, 조직의 성과를 우리가 아닌 나의 성과로 생각하고, 회의나 행사시에 동석자의 직급이나 나이에 민감합니다. 반면 리더는 업무를 같이 해 나갈 수 있도록 직원의 의사를 먼저 묻고 공유할 수 있는 이해로부터 일을 시작하며, 그 이해와 동감을 바탕으로 직원들에게 열정을 심어줄 수 있어 이러한 열정을 조직의 동력으로 만들어 갑니다. 실제 업무를 수행하면서 본인도 직접 역할을 수행하며, 나이나 직급이 아닌 이해와 능력과 열정으로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하급직원의 능력이 부족하거나 실수 했을 때 가르쳐주고 고쳐줍니다. 또한 성과가 발생하면, ’내’가 아닌 ‘우리’가 해낸 것으로 직원 하나하나에게 자부심을 불어 넣어 새로운 열정을 만들어냅니다. ‘가라’고 하지 않고 ‘가자’고 합니다. ‘해라’ 하지 않고 ‘하자’라고 합니다.
중재시술하는 모든 의사들은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처럼, 동료 및 선후배 의사, 간호사, 방사선사, 간호조무사, 그 밖의 모든 행정 및 보조 인력을 잘 조율해야 할 리더로서 역할을 잘 해야 할 것입니다. 보스는 일과 성과라는 결과물이 가장 중요하지만 리더에게는 사람이 가장 중요한 가치입니다. 우리 자신이 과연 사람들을 열정적으로 따르게 하고 있는 사람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학생 때 강의중 어느 노교수님께서 ‘스스로 책임지고 이끌어갈 삶에 대해 말씀하시면서 여러분은 모두 장차 사회적으로 각자의 위치에서 리더가 될 사람들이다.’ 라는 말씀을 들은 기억이 납니다. 당시에는 나에게 하시는 말씀으로 들리지 않았는데 왜인지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고 머리에 맴돌며 나이가 들수록 바른 리더로서 살고 있는가 되묻게 됩니다. 병원내에서 의사라는 직종이 차지하는 위치며 중재시술을 주도하는 팀을 이끌게 되면서 그랬고, 학교나 학회, 등 각종 단체에서 다양한 업무를 하면서도, 또한 가정을 이루고 나서 돌아보면 잘못한 점만 부끄럽게 더 기억됩니다.
아직까지도 시간을 쪼개며 마당쇠처럼 하루를 보내지만, 나이가 들어갈수록 책임 많은 일들을 하게 되면서, 또 스스로에게 묻습니다. ‘당신은 보스입니까, 리더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