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은 100세 시대라고들 한다. 예전에 비해 영양상태가 개선되고 또한 약제의 개발 등으로 과거에 비해 평균 수명이 늘어난 만큼, 얼마나 건강하게 오래 사는냐는 모든 사람들의 주된 관심사가 되었다. 뿐만 아니라, 최근의 “워라벨(Work-life balance)” 분위기에 맞춰서 일과 후 취미생활이나 운동에 몰두하는 인구가 많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다. 필자도, 우연한 기회에 “줌바(Zumba)”라는 춤과 결합된 운동을 접하게 되었고, 2016년도부터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경험한 바 이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하고자 한다.
줌바의 역사를 말하자면, 줌바는 1998년 콜롬비아 칼리에서 에어로빅 강사로 활동하고 있던 알베르토 "베토" 페레스(Alberto "Beto" Pérez)에 의해 창작되었다. 어느날 에어로빅 수업에 사용할 카세트 테이프를 잊어버린 베토가, 대신 본인이 차에서 즐겨듣던 라틴댄스 - 살사, 메렝게 – 음악의 카세트 테이프를 틀면서 수업을 진행하였는데, 뜻밖에 좋은 반응을 얻어 이를 “줌바”라고 명명하였고, 이후 1999년에 미국으로 이주하면서 줌바를 전파하게 되었다고 한다. 베토는 이후 2001년에 사업가인 알베르토 페를만(Alberto Perlman), 알베르토 아기온(Alberto Aghion)과의 협력하여 줌바 피트니스 비디오를 출시하게 되었고, 2006년에는 미국 플로리다주 할란데일에 본사를 가진 거대한 피트니스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회사로써 줌바 피트니스(Zumba Fitness LLC, USA)를 설립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2020년 현재 180여개 국가에서 1500만명이 20만개의 장소에서 줌바를 즐기고 있다고 한다. 필자도, 2014년 미국 연수당시 DVD를 통해 처음 접했고 관심을 가져오던 중, 귀국 후 아내와 함께 집 인근의 전문 스튜디오에 등록하여 현재까지 운동을 지속해 오고 있다.
<Figure 1> 줌바 마스터클라스의 예(줌바 안무가인 Mauricio Camargo 초청행사. 주로 줌바에서 정통 라틴과 스트릿댄스를 담당하고 있다)
줌바는 기본적으로 라틴 댄스 장르인 메렝게(Merengue), 살사(Salsa), 꿈비아(Cumbia), 레게톤(Regaetton) 리듬에 따른 4가지 핵심 동작을 따른다. 다른 댄스 피트니스(에어로빅 등)에 비해 스텝과 하체 동작이 강조되고 또한 심박수도 상승하는, 운동학적으로 보면 유산소 운동이면서 심폐지구력운동과 근력운동이 결합된 운동형태라고 볼 수 있겠다. 연구에 따르면 한시간에 최대 1,000kcal 까지 칼로리를 소모하는 것으로 나와있고, 필자가 손목시계형 activity tracker 를 차고 운동해본 결과 한시간에 대략 500~1,000kcal 정도 소모되는 것으로 보여, 상당한 운동량을 요하기 때문에 꾸준히 하게되면 체중조절과 심폐지구력 개선에 많은 도움이 됨을 알 수 있다. 줌바 수업은 줌바 피트니스 공인된 강사 트레이닝(Basic 1, B1)을 받은 전문강사에 의해서 진행되며, 대개 1시간 프로그램에서 50분 수업과 10분 휴식의 형태이며, 수업은 대개 warm-up(step touch, cardio, toning, 10-15분), main choreography(7-8곡, 각 5분정도), cool down(5분)의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다. Warm-up 단계는 3단계로 각각 양측 다리를 교대로 움직여주면서 심박수를 서서히 올리고 근육의 tone을 잡아주는 단계로 구성되며, main choreography 로 넘어가기 위한 준비 과정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Main choreography는 7-8곡 정도를 각각의 댄스를 non-stop으로 진행하는데, 강사들이 대체로 빠른 템포와 중간 템포, 느린 템포를 적절히 mix 하여 수강생들이 지치지 않고 운동을 마칠 수 있도록 구성한다. Cool-down 은 말 그대로 음악에 맞춰 가쁜 호흡을 가라앉히고 근육을 풀어주는 단계이다. 줌바 프로그램에서 기본 장르인 메렝게, 살사, 꿈비아, 레게톤 이외에도 다양한 장르의 댄스(예를 들어 맘보, 바차타, 플라멩코, 차차차, 소카, 삼바, 힙합, 탱고, 방그라 등)의 안무가 있으며, 이를 배우는 재미도 줌바의 매력이라 하겠다. 처음 관심을 가지는 분들은 “줌바가 너무 힘든 운동이 아닐까?”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줌바에는 이런 말이 있다. “Zumba is an exercise in disguise”, 말 그대로 변장을 한 운동이다. 신나게 음악에 맞추어 동작을 하다보면, 힘든 것도 잊고 운동을 끝까지 해내게 된다 라는 의미이다. 필자도 줌바의 매력에 푹 빠져서 2017년 B1 트레이닝을 받았고, 본업때문에 수업을 하지는 못하지만 강사 커뮤니티에 가입하여 소통하고, 외국 줌바 전문가(Zumba Educational Specialist, ZES, 줌바교육 전문가 또는 Zumba Jammer, ZJ, 줌바 안무가)가 방한하여 마스터 클라스를 진행할 때 수차례 통역 등의 자원봉사를 한 바 있다.
관심이 있는 수강생이 줌바 트레이닝을 받아 강사자격을 갖추게 되면, 줌바 피트니스 본사에서 운영하는 ZIN(Zumba Instructor Network) 멤버쉽 자격을 갖추게 되며, 매달 소정의 회비를 납부하면 2달에 한번씩 수업에 쓸 수 있는 안무 동영상과 곡을 받을 수 있다. 매년 7월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열리는 줌바 행사인 ZINCON(ZIN Convention) 이 전세계 줌바 강사들이 모이는 큰 행사이며 모든 줌바강사들이 한번쯤 가보고 싶어하는 행사이다. 이외에 매년 3월경에 마이애미에서 출발하는 5박 일정의 줌바크루즈(Zumba Cruise)도 있는데, 5일동안 선상에서 줌바를 즐길 수 있도록 메인행사 및 소그룹 티칭, 댄스파티등을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라고 한다. 필자도 참석을 희망하였는데, 그동안 기회가 없었고 또한 최근 코로나바이러스 이슈로 인해 이러한 행사들이 재개될 지에 대한 여부도 불투명한 상태라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최근에는 줌바 피트니스에서도 이러한 분위기에 발맞추어, 강사들이 스스로 Virtual class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으며, ZINCON을 대신하여 Virtual ZINCON을 현재 live stream 형태로 매주 5-6 class씩 진행하고 있다. 이렇듯 줌바 커뮤니티에서도 비대면 줌바 교육에 대한 요구와 의지가 있는 것은 사실이나, home training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바이러스 이슈가 안정된다면 다시 원래대로 off-line 교육이 활성화 되기를 기대해 본다.
기존에 줌바를 접해보지 않은 분들이, 처음 줌바를 시작하게 되면 많은 운동량에 놀라게 되고 또한 유산소 운동의 끝판왕 같은 느낌을 받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신나는 라틴음악에 몸을 맡기며 수업을 계속 수강하다보면, 어느새 안되던 동작들이 하나하나 가능해지고 숨도 덜 차면서, 허리사이즈가 헐렁해지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필자도 지인들을 초대하여 줌바체험의 기회를 제공한적이 몇 번 있는데, 모두 긍정적인 에너지를 얻고 갔었다. 올해에는 스트레스도 해소하고, 체력도 끌어올릴 수 있는 줌바에 빠져보는 것은 어떨까 ?
<Video 1> 줌바 스튜디오 운동의 예(필자가 무대 좌측에서 메인강사를 shadowing 하는 모습)
<Video 2> 줌바 마스터클라스의 예(줌바 안무가인 Mauricio Camargo 초청행사. 주로 줌바에서 정통 라틴과 스트릿댄스를 담당하고 있다)
<Video 3> 줌바 마스터클라스의 예(줌바교육전문가인 Gina Grant 와 Dahrio Wonder 커플 초청행사. 주로 줌바에서 힙합 부문을 담당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