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 in KSIC / Emory University 에서의 생활

People in KSIC

Emory University 에서의 생활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삼성서울병원 이주명

중재시술학회에서 원고에 대한 요청을 받고 어떤 글을 써야 하는지 많은 고민이 되었습니다. 연구와 관계된 글이 아닌 개인적인 생활에 대해 글을 쓴다는 것이 처음이고, 평소 존경하는 많은 선배님, 선생님들께서 이 글을 보신다고 생각하니 부담스럽기도 하였습니다. 저는 2019년 8월부터 미국 Georgia주 Atlanta에 있는 Emory University Hospital의 Emory Cardiovascular and Biomechanical Core Laboratory (ECBC)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저희 병원은 교수 장기연수가 1년이어서 올해 7월말 귀국을 앞두고 있습니다. 이곳의 연구 책임자는 Habib Samady 선생님으로 Emory에서 15년이상 근무하셨고, Coronary physiology and imaging 과 Computational fluid dynamics분야의 연구를 주로 해오셨던 분입니다. 5-6년전부터 Samady선생님과의 연을 이어가고 있으며, 4년전부터 Coronary CT angiography및 Computational fluid dynamics를 통한 wall shear stress, simulated FFR등의 연구를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Emory에서의 연수를 생각하게 된 계기는 자연환경 때문이었습니다. 이곳에서 주최하는 EPIC-SEC학회 (미국의 중남부권 23개 기관의 consortium으로 운영되는 중재시술학회)에 매년 강의를 해왔었는데, 제가 가보았던 다른 도시들과 비교하였을 때 Georgia는 Tree state라고 불릴 정도로 푸르른 나무가 많은 아름다운 곳이었습니다. 이외에도, 도심지임에도 불구하고 집 rent비 (3층 타운하우스 [3 bed, 2.5 bath]의 월 rent가 약 $2,200), 기름값 (1 gallon에 $2.19)을 포함한 생활비가 제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었고, Public school의 학업성취도 역시 미국내에서 매우 상위권으로 평가받는 좋은 교육시스템이 갖추 어진 곳입니다. 또한 Samady선생님을 비롯하여 이곳 중재시술분야의 Staff분들과 연구실 Engineering part의 manager인 Dr. David Molony (Phd)와 오랜 기간 함께 일하면서 느꼈던 인간적인 편안함도 중요한 이유였던 것 같습니다. 이곳에서 4년전부터 함께 진행하고 있는 연구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Georgia tech.의 Don Giddens선생님 (현재는 retire하시고 회사소속)과 Samady선생님이 작은 스타트업 회사를 설립하였고, 저는 이 연구관련 임상데이터를 관리하고, Engineer들을 training 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Research fellow들에게 현재 진행중인 임상연구들의 기본 틀과 제반 지식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제가 진행해오던 개인 프로젝트들 역시 이곳에서 병행하고 있습니다. 핵의학과의 Ernie Garcia선생님, 영상의학과의 Carlo De Cecco선생님 team과도 협업연구를 진행하고 있어 다양한 사람들과 즐겁게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연수생활에서 느끼는 점은 시술과 외래진료를 하지 않고 연구에만 시간을 쓰기 때문에 한국에서 보다 많은 여유가 있어 생각할 시간이 많은 것 같습니다. 미국사회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결과 중심주의의 사회이긴 하지만, 저는 오히려 이곳에서 여러 staff, engineer, research fellow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고, 이들에게 필요한 부분을 discussion하고 함께하며 느리지만 과정의 즐거움을 더 배우게 된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는 없었던 제 개인 연구실을 주셔서 조용히 생각할 수 있고, 다른 사람과 편안히 대화하고 함께할 수 있는 공간과 시간이 있어 참 행운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집에서 5분거리에는 Chattahoochee river와 20분거리에 Lake Lanier가 있어서 시간이 될 때는 카약을 타고, 주말에는 Georgia에 있는 State park에서 camping을 하는 것도 큰 즐거움의 하나인 것 같습니다.

시간이 참 빠른 것 같습니다. 처음 이사를 하고 적응하는 기간에 참 힘들었는데, 이제 조금 지낼 만하다는 생각이 드니 벌써 곧 돌아가야 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남은 기간 스스로를 돌아보고 앞으로의 일을 계획하며 차분하게 지내다 돌아가겠습니다. 지면을 빌어 존경하는 이상훈, 권현철 선생님과 최승혁, 한주용, 송영빈, 양정훈 선생님 및 제가 없어 많은 고생을 하고 있을 박택규, 최기홍 선생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또한 이곳에서 형님처럼 삼촌처럼 많은 의지가 되어 주셨던 강릉 아산병원 하상진 선생님께도 감사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한국은 요즘 코로나 바이러스로 힘든 상황인데, 모쪼록 모두 별탈없이 건강하시기를 기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주명 올림


사진1. Lake Lanier 에서의 석양 (집에서 20분 거리에 바다 만한 호수가 있습니다.)



사진2. ECBC Lab의 engineer, fellow들과의 식사.
(제 옆에는 같은 곳에 연수와 계신 강릉아산병원 하상진 선생님이십니다. 이날의 식사비용을 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