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7 No.1
KSIC Newsletter
Published by Korean Society of Interventional Cardiology

January 2021
People in KSIC

축구와 맥주의 도시 바이에른 뮌헨에서 연수 후기


박상돈 | 인하대학교병원
어느덧 1년간의 잊지못할 연수기간을 보내고, 어색한 손과 침침해진 눈으로 0.14 와이어와 싸우다 보니 세 달의 시간이 훌쩍 지났습니다. 전대미문의 상황으로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은 선배님과 보고 싶은 동료 및 후배님께 글로 먼저 인사를 드립니다.

저는 독일 뮌헨에 위치한 LMU (Ludwig-Maximilian Universi ty)병원에서 구조적 심질환 (structural heart disease) 리서치 펠로우로 근무했습니다. 병원 및 대학 이름은 바이에른 왕국의 루트비히 막시밀리안 1세에서 따왔습니다. 어느 병원에서 연수했는지 묻는 선생님들께, 어설픈 독일어 발음으로 정확히 말씀드리기 어려워 LMU 병원이라고 소개 드리고 있습니다. 이곳은 독일에서 가장 큰 3차 병원 중 하나로, 특히 구조적 심질환분야에서 많은 환자들을 치료하고 있는 곳입니다.

동양에서 온 임상의사로서는 아마도 처음으로 이곳에서 연수를 했던 것 같습니다. 제가 미국이 아닌 독일을 선택하게 된 이유를 몇 가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첫째로는 실험실에서 하루 종일 연구를 하고 싶진 않았습니다. 환자 진료와 관련된 임상 분야 쪽에서 도움이 될 수 있는 연수가 되길 바랬습니다. 두번째로 1년이란 제한된 기간 동안 한 두개의 연구 업적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 세번째로, 사춘기가 막 시작된 큰아들, 천방지축 둘째 아들과 사랑하는 아내를 포함한 우리 가족이 안전하고, 즐거운 여행이 될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세가지를 모두 만족하는 지난1년의 시간이었습니다.

고등학교 3년동안 나름 열심히 공부했던 독일어 실력이 도움이 될 것이라는 착각은 출근 첫날 무너졌습니다. 매일 진행되는 아침 컨퍼런스는 학생, 연구원, 레지던트를 포함해서 30명 남짓이 참가하였기에 독일어로 진행되었습니다. 한달이 지난 즈음 어느 정도 눈치로 발표 내용을 따라 갈 수 있었고, 믿었던 독일어 실력은 돌아오는날까지 깨어나지 않았습니다. 컨퍼런스 이후 오전은주로 Mitral 및 Tricuspid valve procedure를 참관하였습니다. 그 외의 시간에는 mitral clip을 시술 받은 환자들 초음파 영상을 분석하는 일을 하였습니다. 간단하게 점심으로 때우던 브레첼과 커피한잔이 익숙해 질쯤 돌아갈 짐을 싸야 했습니다.
독일은 높은 세금에 걸맞게 의료 보험을 포함한 사회 보장제도가 잘 되어 있었습니다. 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신 의료 기기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었고, 많게는 한주에 10명 남짓한 환자들에게 val ve 시술이 진행되었습니다. 전신 마취 후 경식도 초음파 (Tranases ophageal echocardiography, TEE)의 도움을 받고 진행되는 시술은 짧게는 30분, 길게는 2시간 정도의 시술시간이 필요 했습니다. Mitral regurgitation (MR) 시술은 90%의 secondary MR (degen erative or functional MR) 과 10% 정도의 primary MR 환자 들에서 시술이 이루어 졌습니다. 유럽내 몇몇 global TMVR (trans-cat heter mitral valve repair) registry의 전체 PI인 Jörg Hausleiter 교수는 mitral valve 뿐만 아니라 tricuspid valve procedure 분야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었습니다. Tricuspid valve 시술은 보다 정교한 TEE 도움이 필요하였고, Michael Näbauer교수가 설명해주는 TEE영상을 통해 정말 tricuspid valve가 정말 세 개였구나 부끄럽게 깨달았습니다.

생각 했던 것 이상으로 맛있는 뮌헨의 맥주, 저렴한 와인 및 다양한 종류의 살라미는 퇴근 이후시간을 더욱 즐겁게 해주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유럽 연수의 가장 큰 장점이라 할 수 있는 여행에 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뮌헨은 알프스 산맥 끝자락에 위치해서, 차로 한 두시간 정도면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및 스위스에 다다를 수 있는 위치입니다. 겨울은 오스트리아 및 이탈리아의 알프스 어디쯤에 위치한 산등성이를 가로지르며 매주 스키를 즐길 수 있었고, 날씨가 따뜻해지는 5월 이후는 이탈리아 및 프랑스 남부에서 해수욕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코로나로 봉쇄된 3달 정도의 시간 때문에 최대한 많은 유럽의 구석구석을 돌아보리라 했던 계획에는 듬성듬성 빈자리가 생겼지만, 잦은 여행에 지친 두 아들에게는 오히려 휴식의 시간이 되었습니다.

유럽으로 연수를 계획하고 계신 선생님들에게 짧은 글이 조금이 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며, 코로나로 지친 선생님들께 유럽을 느낄 수 있는 사진 몇 장을 소개 드리며 글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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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좌측부터 노르웨이 쉐락볼튼, 아이슬란드 요쿨살론, 스위스 인터라켄, 피렌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