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7 No.4
KSIC Newsletter
Published by Korean Society of Interventional Cardiology

OCTOBER 2021
Life Style: Culture & Hobby

95Kg 아재의 바디프로필 도전기

복근은 나의 것
김용철  |  연세의대 용인세브란스병원
흔히 ‘식스팩’이라 부르는 ‘복근’을 가지는 것은 모든 남성들이 한번을 꿈꾸는 로망일 것이다. 최근 코로나로 인한 다양한 액티비티에 제한이 생기면서 특히 젊은이들에게 바디프로필 도전은 인스타그램의 FLEX처럼 여겨져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하지만 나의 경우는 건강해지고 싶어서 다이어트를 시작하였고, Prospective observation al study개념으로 보자면 나의 다이어트 과정이 나름 성공적인 ‘바디프로필’이라는 Primary endpoint을 보여주었기에 이 과정을 공유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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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다이어트(식이조절)와 운동에 관한 오해와 진실,
그리고 Tips and Tricks

저는 운동을 좋아하는데 근력운동, 특히 스쿼트 같은 운동을 하면 허벅지가 두꺼워질까봐 걱정이다.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이다. 운동을 이제 시작하는 당신에게 근력운동을해서 허벅지가 막 두꺼워지고, 팔뚝이 막 두꺼워지는 그런 축복받은 일은 절대로 생기지 않는다. 힘을 줬는데도 만져지는 모든 것은 다 지방이니 걱정하지 마라. 하늘이 허락해 준 자만이 근육이 팍팍 커진다.

다이어트를 시작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내일부터 고구마, 닭가슴살만 먹고 술 안먹고 운동하면 되는가?

3개월동안 지키지 못할 식단과 운동계획은 시작도 하지마라. 어설프게 시작 했다가, 3주만에 5kg빠지고, 이후에 못 지키면 몸은 기아상태를 대비하기위해 먹는 족족 지방으로 몸에 저장한다. 그게 바로 ‘요요현상’이라는 것이다. 최소 6개월 이상의 긴 호흡으로 다이어트를 준비하라. 이글을 읽는 분들이 다이어트를 계획한다면 2023년 여름을 준비하면서 몸을 만들어야 건강하게 다이어트를 할 수 있을 것이다.

탄수화물을 줄이고, 지방이 있는 음식을 덜먹으면 되는건가?

아니다. 아시다시피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모두 우리 몸의 3대영양소 이다. 모두다 골고루 섭취를 해야한다. 다이어트에서 정말 피해야할 것은 당류(단순당: 단당류, 이당류)이다. 마트에서 장을 볼 때 모든 식품들의 당류를 확인하는 것부터 다이어트를 시작하라. 다이어트를 통해 바디프로필을 준비하거나 대회를 준비하는 바디빌더들이 다이어트 기간에 탄수화물을 클린푸드(소위 단순당보다 다당류가 많은 음식: 고구마, 바나나, 단호박, 현미밥 등)로 섭취하는 이유이다. 그러므로 건강해지고 싶다면, 당류를 최소화 하는 것부터 시작하라.

다이어트는 식단조절이 80%고, 운동이 20%를 차지하다는데 그렇다면 클린푸트로만 음식을 섭취하면 되는거 아닌가?

다이어트 기준으로 본다면 맞다. 하지만, 앞에서도 말했듯이 다이어트는 긴 호흡으로 바라봐야 한다. 다이어트 초기에는 클린푸드를 먹으면서 정말 많은 음식의 유혹이 있을 것이고, ‘내가 이 맛없는 음식을 왜 먹고 있지?’라는 자괴감이 들 때도 있다. 특히나 첫 1-2개월동안은 아무리 식단조절을 하고 운동을 열심히 해도 몸의 변화를 보이지 않아서 포기하고 싶어진다. 지극히 개인적인 견해이지만, 이럴 때 운동은 이러한 음식을 산해진미를 맛보는 듯하게 해준다. 그러므로 누군가가 나에게 ‘다이어트 할때 운동을 왜 해야되나요?’라고 묻는다면, 초반 다이어트때 당류의 detoxification기간에 클린푸드의 맛에 익숙해지기 위해 운동을 꼭 해야된다고 말하고 싶다.

2.
나의 체중감량기 및 바디프로필도전 (사진 1 참조)

계기 : 2020년 07월 인생최대몸무게인 95.0KG을 찍고 문득 거울에 보이는 내 모습이(사진 2-A)너무 보기가 싫었다. ‘이대로 살다가는 정말 제명에 못살겠구나’. 다음날부터 당장 술과 라면부터 안 먹기로 다짐했다. 이때는 단지 살기 위해서였다.

PT등록 : 역시 다이어트는 식단이 80%라고 했던가. 3개월정도 술과 면류만 먹지 않았는데, 몸이 가벼워지는걸 느꼈다. 그래봤자 90KG가 넘는 볼품없는 올챙이배 아저씨였다. 캡방 직원이 PT를 등록해서 하는데 정말 좋다고 같이하자는 권유에 PT는 정말 돈 아깝고 왜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던 나였지만, PT샵에 가서 한방에 50회를 등록하였다. 이때도 나는 살기 위해서 운동을 하는 것이었다.

운명적인 트레이너와의 만남 :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했던가. 처음 만난 트레이너(트샘)도 바디빌더(정확히는 피지크)출신에 우승도 여러 번하고 이론적인 부분도 뛰어났지만, 코로나의 여파로 고향으로 가게되고, 이후에 운명적인 트샘을 만나게 된다. 이 트샘은 내가 몰랐던 근력운동의 해부학적 이론은 물론이고, 식단들도 선수들이 왜 이렇게 식단 관리를 하는지 자세하게 설명해주어 나를 충분히 설득할 수 있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고구마와 닭가슴살로 하루세끼를 다 먹어보기도 하고, 새로운 경험들을 하기 시작했다. 현재 바디프로필찍고, 벌크업과정역시 이 트샘과 함께하고 있다.

코로나로 인한 득과 실 : 득이라고 하면 회식이 줄어듦으로 인해서 술 및 음식의 유혹에서 자유로워진 것이고, 실이라고 하면 12월달에 운동에 탄력을 받을 때쯤에 PT샵이 폐쇄되고 약 50일간 PT를 포함한 운동을 하지 못했던 시기에 위기가 있었다, 하지만 이미 2달간 운동 및 PT, 그리고 적당한 식단조절로 탄수화물 detoxication시기를 극복한 나의 몸무게는 12월초 80KG초반이 되었고, 일단 유지만 하자는 생각으로 타이트하지 않지만, 고구마+닭가슴살(or 계란)을 베이스로 나름 식단을 유지하고자 하였다.

바프찍기로 결심 : 03월 03일, 내 생일날 77.8KG을 달성하고 트샘이 ‘치골과 식스팩을 가지고 싶다라는 내 목표를 위해 바프촬영을 해서 다이어트의 마침표를 찍자’라는 조언에 귀가 번쩍하여 찍기로 마음을 먹었다. ‘인스타그램에서 보는 그런 바프를 내가 찍는다고? 이게 말이나 되나?’ 내가 몇 번을 진짜 찍을 수 있냐고 물어봤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100일이면 됩니다. 단, 제말대로 하시면”. 그럼 그렇지, 마치 고등학생한테 “선생님 말 듣고 공부 열심히 하면 누구나 좋은 대학교 갈 수 있다”라는 대답과 다름이 없었다. 속는 셈 치고 일단 스튜디오에 계약금을 이체했다.
타이트한 식단관리 : 3월3일을 기점으로 내가 먹은 건 매끼 탄수화물 150g(고구마, 단호박, 바나나, 현미)과 단백질 150g(닭가슴살, 소고기, 회), 그리고 김치가 전부였다. 소스는 0칼로리인 스리랏차소스와 제로칼로리BBQ소스, 그리고 소금&후추만 먹었다. 칼로리 제로 탄산음료는 스테비아로 단맛을 내었기에 이론적으론 먹어도 되지만, 사람의 입은 간사해서 단맛을 느끼면 먹고싶기에 트샘은 이것도 먹지 말라고 했다. 평소 탄산수를 먹기 때문에 탄산음료의 아쉬움은 전혀 없었다. 바프 두 달을 남기고는 소고기의 크레아틴 성분이 물을 잡고 있어서 다이어트에 좋지 않다고 소고기도 먹지 말라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과 함께 탄수화물은 고구마&단호박으로 완전히 식단을 통일하였다. 분명히 이정도 되면 “그렇게 먹고 어떻게 사냐?”라고 하겠지만, 천천히 식단과 운동을 병행하면서 이미 내 몸은 여기에 익숙해져 갔고, 믿기지 않겠지만 저녁 PT후에 개인운동을 하고 집에가는길이 닭가슴살에 스리랏차소스 뿌려서 먹고, 고구마를 먹을 생각에 즐거웠다. ‘전하 신에게는 아직 닭가슴살150g과 고구마150g이 남아있사옵니다’의 느낌이랄까?

마스크쓴 나를 못알아보는 사람들 : 3월이 지나면서 나의 체중은 약 78.0KG되었고(약 17KG감량), 4-6개월마다 외래로 오는 환자들이 “김용철 교수님이 맞냐? 마스크를 내려보라”고 하고, 진료실을 나가면서 밖에서 간호사에게 “담당교수가 바꿨으면 말을 해줘야지!!!”하면서 화를 내시는 일이 늘기 시작했다. 드디어 외형의 변화가 표시가 나기 시작한 것이다. 2020년 7월달 기준으로 9개월만에 피부로 느끼는 변화였다. 예로 2021년 04월 10일 경주 PMI meeting에서 동산의료원 남창욱교수님께 인사를 드렸을 때 한참을 못 알아보시고 나를 보고 놀라는 모습을 보고 ‘이렇게 하면 진짜 바프 촬영이 불가능하지도 않겠다’라고 생각했다. 그 당시 2020년 07월 01일 기준 18.3KG 감량했을 즈음이였다. 그때부터 어느새 나는 남들이 나를 못 알아보는 것에 즐거움을 느끼고 있었다. 참고로 2021년 06월 19일 수원 IPOP때는 내가 먼저 다가가 선생님들께 인사하지 않으면 아무도 나를 못 알아봤다(IPOP당시 24.4KG 감량).

3개월간 GYM RAT으로 살기 : 부상과 코로나여파등의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바프촬영을 한번 미뤄서 2021년 07월 31일로 결정하고 3개월을 남긴 5월부터는 퇴근이후에는 GYM RAT처럼 살았다. 퇴근후 매일 PT삽으로 가서 주3회 PT를 받고, 개인운동을 하고 샵을 나올때면 정확하게 3시간이 소요되었다. 하지만, 하루하루가 지날수록 눈으로 몸이 변하는게 느껴지니 너무나 즐거운 하루하루였다. 특히나 바프를 50일 남기고 내가 내 눈으로 복근을 확인한 이후부터는 정말 이게 꿈인가 생시인가 싶었다(사진 2-B). 7월의 마지막 달은 코로나4단계로 위기가 있었지만, PT샵을 못 가는 날은 집에 바벨, 덤벨, 스테퍼를 구입하여 유산소 운동과 근력운동을 하루도 빼놓지 않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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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 바디프로필 도전기간 동안 다이어트 Flowch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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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 (A) 아이폰 안면인식도 더 이상 못알아보는 95.0KG 시절의 사진. (B) 태어나서 처음으로 복근의 실루엣을 확인한 날. (C) 바디프로필(바프) 당일 출장 헤어메이크업, (D) 바프 촬영 후 첫 점심식사인 마라탕을 아들과 함께먹는 모습.

  2020.07.01 2021.07.31 변화량
체중 95.0KG 65.7KG -29.3KG
허리둘레 38인치 28인치 -10인치
BMI 31.4 21.7 -9.7
체지방량 33.9KG 11.7KG -22.2KG
체지방률 37.4% 17.8% -19.6%

[표 1] Comparison of the body characteristics between before and after.

신기한 경험, 태닝 : 바프를 40일 남기고, 태닝을 시작했다. 태닝을 하는 이유는 크게 두가지다. 첫째, 피부 톤이 어두워야 사진의 명암이 두드러지고 멋있게 나온다. 둘째, 피하지방층의 수분을 서서히 제거하는 이유다(Level of Evidence: C). 주 3회 태닝을 하였고, 바프 일주일 전까지 약 15회정도 태닝을 하였다. 트샘이 정말 멋있게 태닝이 되었다고 했고, 나 역시 태닝을 하면서 피하지방의 수분이 말라가는걸 느낄 수 있었다.

바프당일 : 전날 저녁6시부터 단수하고 이후 반식욕으로 한번 더 피하지방 수분을 빼고 잠이 들었다. 바프당일 아침에 일어나는데 일단 컨디션 굿, 최종체중 65.7KG(표 1), 거울에 촥흘릿복근이 똭!!! 시흥에 있는 스튜디오를 가는데 사진촬영 1시간전에 식빵 2조각으로 탄수화물 로딩을 하는데 정말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였다. 결혼식 이후로 처음으로 출장메이크업도 해보고(사진 2-C), 1시간30분동안 복근에 쥐 날정도로 복근을 쥐어짜면서 즐겁게 촬영을 완료하였다. 젊은 애들처럼 속옷차림의 사진은 찍지 않고, 확실한 컨셉을 잡고 찍었던게 신의 한 수였다. 성공적인 바프 촬영이 끝나고 아들과 점심으로 1년간 먹고 싶었던 마라탕을 함께하였다(사진 2-D).
바프이후의 삶 : 한달이 지난 지금도 제 복근과 치골은 잘 있는 상태입니다. 매일 일어날 때와 취침 전에 복근을 만져보고, 거울로 복근이 내 몸에 있는게 CG가 아님을 확인하는게 하루의 시작과 끝의 행복입니다. 현재도 아주 엄격한 식단을 하고 있는 건 아니지만, 여전히 배달음식과 정크푸드, 그리고 탄산음료는 먹지 않습니다. 사라지면 아마도 평생에 다시는 못볼 제 복근을 몸에 좋지도 않은 음식들로 절대로 사라지게 하고 싶지 않습니다. 현재는 벌크업 중이라, 쌀밥도 먹고 소고기, 돼지고기도 팍팍 먹고 병원의 식당밥도 먹을 수 있습니다 (2021.09.01기준: 체중 69.0KG). 하지만, 기본적인 클린푸드의 식단과 운동이 제 삶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올해 11월달에는 벌크업을 해서 바디프로필을 한번 더 찍을 예정입니다. 그리고 벌크업이 잘되면 내년에는 대회도 조심스럽게 준비해보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식사자리에서 저를 배려해 주셨던 모든 선생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이 글을 읽고 무언가 가슴에서 요동치시는 분들을 있다면 크게 외쳐드리고 싶습니다.

“JUST DO IT and KEEP GO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