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7 No.4
KSIC Newsletter
Published by Korean Society of Interventional Cardiology

OCTOBER 2021
People in KSIC

미국 남부의 수도, 마틴 루터 킹의 도시, 한국인의 도시
애틀란타 에모리 대학 연수기


최철웅 |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해외 연수를 다녀온 지가 까마득히 지난 거 같은데, 중재학회에서 해외 연수기 원고를 써달라는 부탁을 받고, 한참을 망설였다. 이미 수년이 지난 미국 생활에 대해 기억을 하기엔 내 기억력의 부족함을 알기에 이에 대한 막막함 때문이었다. 덕분에 연수 가기 전부터 준비 했던 자료들과 미국서 생활 했던 사진들을 다시 찾아보면서 아련하고 즐거웠던 추억들이 되살아 나서 즐거웠다.

대학과 lab 생활 소개
2013년 9월부터 2015년 2월까지 연수를 갔던 곳은, 미국 남부의 수도 (남북 전쟁 당시 남부연합군의 주 거점 지역)이며, 마틴 루터 킹의 도시로 알려진 애틀란타에 있는 에모리 대학이었다. 관상동맥 중재 시술의 선구자라 할 수 있는 Andreas Gruentzig가 근무하면서 많은 interventionist들을 양성 했던 곳이다. 지금은 예전의 명성이 많이 빛이 바랬지만, 선구자라는 자부심과 그 전통을 이어가려는 흔적들이 곳곳에 묻어 나고 있었다. 내가 일원으로 참여를 했던 곳은 Aloke V. Finn(심혈관 병리학자로 유명한 Renu Virmani의 아들)이 PI로 활발히 연구를 진행하는 lab이었다. 주로 동맥경화, vulnerable plaque, inflammation과 intraplaque hemorrhage 발생 기전에 대한 메커니즘 연구를 주로 하고 있었고, 나를 포함한 MD, PhD는 3명(일본에서 온 cardiologist와 미국인 PhD)으로 규모는 크지 않았다.

참여했던 연구 아이템은 CD163수용체 발현이 증가된 대식세포가 기존의 거품 세포와 비교해서, Toll-like receptors (TLR)4에 의한 TNF-α와 TNF-β발현에 어떤 차이를 유발하는지, 만약 유발한다면 어떤 기전에(plaque내의 출혈이 대식세포에 의한 염증 반응에 영향을 주는지)의해 발생하는지를 알아보는 연구였다. 1년6개월동안 같이 일하면서 기다림의 연속인 시간과 많은 비용이 소비되는 기초 연구의 어려움을 새삼 다시 한번 느꼈고, 기초 연구에 몰두하는 선생님들에 대한 또다른 시각과 감사의 마음을 느끼고, 그동안 임상에만 몰두해왔던 시절에 비해 시야가 넓어진 의미 있었던 시간으로 기억된다. 에모리 대학 근처에는 소위 남부의 MIT라 불리는 조지아텍 공대가 위치하여, 공학과 의학의 융합 학문 활동이 굉장히 활발히 이루어 지고 있었다. 특히 Rheology관련 의학 연구와 FFR 관련 연구 아이템들을 공학자와 의학자들이 모여서 활발히 교류하면서 의기 투합해 나가는 모습들도 인상적이었다.
가족생활
한국과는 다르게 퇴근 하면 완전한 자유(?)를 누릴 수 있어 가족들과의 생활이 너무 즐겁고 많은 추억들이 있었다. 애틀란타는 한국교민이 약 10만명 정도 사는 도시로 미국 에서 LA,뉴욕 다음으로 교민이 많은 곳이다. 우리나라로 따지면 한 개의 시를 구성 할수 있는 인구들(10만명)이 살고 있어 한인들끼리 독립적인 경제 활동을 포함한 생활이 가능할 정도 였다. 한인 밀집지역으로 가게 되면 대규모의 한인 마트와 각종 가게들이 한글 간판을 달고 있을 정도로 일상 생활하는데 거의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다. 내가 살았던 지역은 여기에서 거리가 좀 되긴 했으나, 1주에 한번 가족끼리 같이 한인 밀집지역 가서 장을 보는 즐거움 (한국에선 한번도 해보지 못했던 경험)이 있었고, 주말에 애들 스포츠 활동 따라다니고, 더운 지역이라 여름이 9월까지 지속되고 덕분에 5월부터 9월까지 아파트내 수영장을 실컷 이용하면서 아이들이 생존 수영을 자연스럽게 터득 한 것도 큰 소득 중 하나이다.

여름방학에 동부 일주 하면서 운전 질리도록 했던 기억, 겨울방학에는 바로 인접한 올랜도 디즈니월드, 유니버셜 스튜디오 여행과, 따뜻한 칸쿤 여행을 가서 잊지 못할 액티비티 경험들을 통해, 군의관 마치고 펠로우와 조교수 발령 후 연수 전까지 가족들에게 소홀히 하면서 진 모든 빚(?)을 한꺼번에 갚는 느낌이었다. 그 외에도 낚시, 캠핑 등 가족들과 공유한 시간들은 평생 다시 경험하지 못할 소중함으로 남아 있다. 기억의 저편에 있던 많은 추억들을 다시 꺼내 보면서 가족에 대한 소중함을 다시 한번 돌이켜보는 계기가 되었고, 불과 6년전인데 그땐 꽤 젊은 얼굴이었다는 사실이 좀 서글프기도 하다. 그래도 지나간 추억들을 돌이켜 보는 재미가 쏠쏠해서 원고를 쓰게 해주신 조정래 선생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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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 Aloke V. Finn과 lab 멤버들 (소규모 lab 이지만 아주 열정적인 멤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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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 좌측 부터 디즈니 크루즈 탑승 전 한 컷, 키웨스트 미국 땅끝 마을 (비가 너무 많이 와서 고생했던), 스모키 마운틴 단풍 구경 갔다가 눈 맞은 날